국회 정무위 김한규 의원실, 금감원 자료 분석
올해 8월 누계 43건, 876억원 횡령
지난해 대비 93% 수치…증가 추세
금융권 `도덕적 해이` 지적 목소리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오포농협 조합 자금 출납관리 담당 직원은 지난 4월부터 6월 중 타인 명의 계좌에 송금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재금 5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체포돼 직무가 정지됐다.
KB저축은행 팀장급 직원은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년 동안 94억원을 빼돌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경찰에 구속됐다.
70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려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전 직원이 지난달 30일 1심에서 징역 13년 형을 선고받으며 금융권의 횡령 논란이 다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억대 연봉을 받는 은행 등 금융사 직원의 횡령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 지난 4월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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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한규 의원(제주 제주시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1~8월 금융기관별 횡령 사건 수 및 횡령 금액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누계 횡령 건수는 43건이었다. 지난해 총 횡령 건수(46건)와 비교해봤을 때 이미 93%를 넘은 수치다.
‘2017년~2022년 8월 연도별 금융기관별 횡령 사건 수 및 횡령 금액 통계’를 보면 2017년 68건, 2018년 65건, 2019년 62건, 2020년 50건, 2021년 46건, 2022년(8월까지) 43건으로 나타났다. 횡령 건수는 감소세에 있었으나 올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 2017년~2022년 8월 횡령 건수 및 횡령 총 금액 통계 (자료=김한규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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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횡령 액수는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144억7500만원, 2018년 112억8400만원, 2019년 131억6300만원, 2020년 177억3800만원, 2021년 361억1500만원, 2022년 952억3400만원으로 2019년부터 횡령 액수가 급격히 커졌다.
업권별로는 최근 5년간 △은행이 911억100만원으로 횡령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상호금융 302억원 △자산운용 180억9100만원 △저축은행 149억7200만원 △증권 86억9800만원 △보험 82억100만원 △대부 66억9100만원 △카드 2억5600만원 순이었다.
| 2017년~2022년 8월 금융기관별 횡령 금액 및 횡령 건수 통계 (자료=김한규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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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금융권의 횡령에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금융사고 예방 내부통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이달 중 최종안을 냈지만 계속된 횡령에 관리·감독할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평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한규 의원은 “신용이 생명인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며 “금융기관의 내부통제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의 감독과 제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전체적인 점검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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