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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성 접대 등 뇌물을 받은 점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가 됐다며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저축은행 회장이었던 고(故) 김모 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직무 대가로 받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김 전 차관의 운명을 가른 것은 사업가 최모 씨로부터 51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다. 1심 역시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0년 10월부터 2011년 5월경까지 최 씨로부터 현금수수·차명휴대전화 사용요금 대납·법인카드 대납·주대 대납 등 다양한 형태로 4300여만원의 경제적 이익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의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검사와 스폰서’ 관계를 언급했다. 재판부는 “항소심 검사는 최종 변론절차에서 ‘이 사건은 단순히 피고인에 대한 뇌물수수사건 유무죄 넘어 그간 사회적으로 문제 돼왔던 소위 검사와 스폰서 관계를 형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재판은 10년 전 피고인의 뇌물수수행위에 대한 단죄에 그치지 않고, 이 사건 공판검사가 최종변론 언급과 같은 사회적 문제 돼 왔던 검사와 스폰서 관계가 ‘2020년 지금 우리나라 검찰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질문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김 전 차관은 건강상 문제로 평소 내진하던 병원이 가까운 서울동부구치소에 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전 차관의 부인은 실형 선고가 나자 부인은 큰 소리로 울며 검사를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