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내정 간섭' 논란에 獨 X 계정 중단 움직임

이소현 기자I 2025.01.08 16:56:49

獨 반차별위원회 X 계정 폐쇄 요청
"정치적 영향력 도구로 변질"
"獨정부, X 플랫폼에서 떠나야"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달 23일 총선을 치르는 독일에 ‘정치 간섭’ 논란이 불거지자 독일 내부에선 머스크 CEO가 소유주로 있는 소셜미디어(SNS) X(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폐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25년 1월 7일 유럽연합 국기 앞에서 스마트폰에 표시된 엘론 머스크의 X(옛 트위터) 계정(사진=AFP)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독립적인 기구인 반차별위원회의 페르다 아타만 위원은 독일 정부가 X 계정을 폐쇄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가 소유한 SNS 플랫폼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의 정치적 영향력 도구로 변질했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밝혔다. 독일의 반차별위원회는 독일 정부가 차별문제를 해결하고 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한 독립 기구다.

머스크 CEO는 최근 독일에 대한 내정 간섭격 발언을 해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머스크 CEO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향해선 “무능한 멍청이이며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으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반민주 폭군”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은 반복적으로 칭찬하고 나섰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0일 X에 “AfD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다”고 지지를 선언 했으며, 지난달 28일엔 독일 한 주간지에도 같은 취지로 기고했다. 오는 9일 AfD의 총리 후보인 알리스 바이델 공동 대표와 대담을 X에서 생중계할 계획이다. 이에 현지에선 유럽에 대한 머스크 CEO의 정치 편향적 행보가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아타만 위원은 “독일 공무원들이 X를 떠나는 것이 정치적 논란이 될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면서도 “평판이 좋은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엑스 계정 폐쇄가) 정말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법과 민주주의, 비차별적 담론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고려하면 명확한 양심을 가진 국가 기관이 이 플랫폼에 계속 존재하는 것은 양심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다수의 X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 주요 정치인들도 이 플랫폼을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정부는 SNS 전략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곳에 정부도 존재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머스크 CEO의 게시물에 대해 “우리는 누구에게도 이 플랫폼의 사용자가 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면서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연방정부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1차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며, 이것이 중요한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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