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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법원은 재시험 청구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연세대는 이의신청을 접수하고 본안 소송 재판부에 신속기일지정 신청서를 냈다.
연세대가 ‘재시험은 어렵다’고 못 박은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가처분 이의신청 심문 기일에서 연세대 측 소송대리인은 “재시험을 실시해 합격자 발표를 했다가 본안 사건 판결 결과 처음 실시한 논술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선고되면 1차 시험과 재시험 합격자 중 누가 우선하는지 등 수많은 문제와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입시 일정을 고려했을 때도 재시험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수시 합격자 등록 마감일은 다음 달 26일까지로 한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연세대가 재시험을 진행할 경우 이 기간까지 재시험 출제, 장소·감독관 확보, 답안 채점 등을 모두 마쳐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체 수시·정시 일정이 조정되지 않는 이상 연세대가 재시험을 치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 14일 수능이 끝난 이후 다른 대학들은 매 주말 논술·면접고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연세대가 재시험을 결정한다고 해도 다른 학생들의 수시 일정과 겹칠 가능성이 있다.
선택지로 거론되는 자연계 논술 모집인원 261명의 정시 이월 역시 부담이 크다. 연세대는 올해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때문에 논술에 집중하는 수험생들이 시험에 대거 참여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 전형의 모집인원이 정시로 이월되면 이들 수험생은 수시 지원 기회 6회 중 1회를 날려버리게 된다. 이 경우 논술전형에 지원한 1만444명의 수험생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험생 측 소송대리인 김정선 일원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이의신청까지 기각된 시점에서 연세대가 항고를 제기해 시간을 끈다면 수험생들과 대한민국 교육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재시험을 촉구했다. 반면 연세대 관계자는 “즉시 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해 한번 더 법원 판단을 구해보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 “대입 전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등록 충원 합격 통보 마감 시한인 12월 26일까지 연세대에서 입시 혼란을 방지할 대안을 마련할 것을 당부한다”며 “정시 이월의 경우 연세대 논술 전형에 지원한 지원자의 수시 지원 기회 하나가 사라진다. 수험생 피해가 심각한 점을 고려할 때 합리적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