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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은 총재는 15일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2026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AI가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인지는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보다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역경제를 어떻게 재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AI가 증기기관, 전기, 인터넷에 비견되는 범용 기술이라며 장기적으로 생산성 기반을 크게 바꿀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AI 기술이 경제활동 전반에 퍼지는 양상이 19세기 말 최초의 산업용 발전기인 ‘다이너모(Dynamo)’가 도입됐을 당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이너모가 도입돼 공장의 동력원이 증기기관에서전기로 바뀌었을 때, 사람들은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변화는 아주 느리게 나타났다”며 “생산성 향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공장 구조를 전기라는 기술에 맞게 근본적으로재설계한 뒤였다”고 짚었다.
신 총재는 “AI 도입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 인프라와 조직, 제도 측면에서 ‘보완적 혁신(complementary innovation)’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뿐 아니라 근로자가 새로운 역량을 갖추고, 기업의 업무방식이 바뀌며, AI 인프라가 지역의 산업과시장에 연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심포지엄은 기업·학계·정부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지역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장으로 지난 202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AI 확산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지형’을 주제로 AI 기술 확산이 지역 노동시장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 방안을 모색했다. 신 총재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의 환영사와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의 영상 축사가 이어졌으며, 이후 발표와 토론으로 구성된 2개 세션이 진행됐다.
수도권-지역 격차 확대 위험…“서비스·제조업 혁신해야”
첫 번째 세션에서는 ‘AI와 노동시장’을 주제로 AI 확산에 따른 지역 간 노동 격차와 기업 생산성 변화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첫 발표자로 나선 정민수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생성형·에이전틱 AI 노출도는 지식서비스업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높고, 피지컬 AI 노출도는 제조업과 농림어업 비중이 큰 비수도권에서 높게 나타난다는 분석 결과를 공유했다. 정 팀장은 “AI 발전이 수도권 집적 심화 등 지역 간 격차를 확대할 위험이 있다”면서도 “지역 서비스업 전문화와 제조업의 지식서비스화, 지역 거점대학의 AI 허브화 등을 추진하면 지역경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엄상민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기술 도입만으로는 생산성 향상이 보장되지 않는 ‘AI 생산성 역설’에 주목했다. 엄 교수는 30대 인력 비중이 높고 실질적인 교육훈련 투자가 많은 기업에서 생산성 개선 효과가 뚜렷했다며, “특히 수도권보다 고령 인력 비중이 높고 교육 투자가 적은 비수도권 기업일수록 중고령 인력 재교육과 조직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맞춤 전략과 소상공인 디지털 지원 시급”
두 번째 세션에서는 ‘AI와 지역산업’을 주제로 AI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효과와 장소기반 AI 검색 서비스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뤄졌다.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해당 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를 높이고 공급망을 통해 전국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를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데이터센터 구축 시 강원의 균형발전, 세종의 공공데이터·연구개발(R&D) 결합, 울산의 제조업 AI 전환 등 입지 지역의 산업 특성과 공급망 구조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경태 홍콩중문대 경영대학 교수는 모바일 위치기반 AI 추천 서비스가 소비자의 탐색 비용을 낮춰 입지 여건이 불리한 소상공인 점포의 발견을 돕고 지역 내 소비를 재분배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노출이 실제 매장 방문으로 연결되려면 리뷰·사진·메뉴 등 양질의 디지털 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소상공인의 디지털 마케팅 및 콘텐츠 관리 역량 강화 지원책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