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레이건 대통령·부시 부통령 재선 기념 굿즈
레트로 감성, 청년 보수층 자극
"마가 모자보다 덜 도발적"…''트럼프-밴스'' 티셔츠도 나와
"레이건-부시 로고, 비공격적…시대를 넘어선 힘 있어"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조지워싱턴대 공화당 학생 회장인 키어런 래피는 학내 공화당 행사에 참석할 때 종종 친구들과 함께 ‘레이건-부시 84’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박힌 티셔츠를 입는다. 지난 2020년 온라인에서 이 셔츠를 구입한 래피는 “고등학생 시설 학생들과 교사 대부분이 진보적이었기 때문에 보수적 관점을 표현하는 게 일종의 반항처럼 느껴졌다”며 “이 티셔츠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보수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멋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 모자를 쓰는 것보다 덜 도발적이면서도 의견을 드러낼 수 있는 평화적이고 존중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 미국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의 한 선물 가게 앞에 ‘레이건-부시 84’ 티셔츠가 걸려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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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학 캠퍼스에서 보수 성향 젠지(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학생들 사이에서 ‘레이건-부시 84’ 로고 티셔츠가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티셔츠는 1984년 미 대통령 선거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그의 부통령 후보 조지 H. W. 부시의 재선을 기념하는 정치 굿즈다. 당시 선거 캠페인 포스터와 같은 서체·색상을 활용, 빨강, 파랑, 흰색 같은 미국 국기 색상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이 티셔츠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1980년대 미국 정치 분위기와 공화당의 보수주의 열풍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선거용품으로 제작됐지만, 최근 레트로(복고풍) 감성이 주목받으며 미 청년 보수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레이건-부시 84 티셔츠는 지금은 없어진 의류 브랜드인 ‘로우디 젠틀맨’이 대학가를 겨냥해 ‘애국적이면서도 복고적인 패션’으로 내놓은 게 계기가 됐다. 이후 다양한 모방 상품이 쏟아져 나왔고, 지금은 공화당 집회나 대학 행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수의 상징적 아이템이 됐다.
뉴욕 청년공화당 클럽의 마리오 니콜레토는 “이 티셔츠는 1980년대의 MAGA 모자와 같다”고 평가했다.실제로 최근에는 로고를 변형해 레이건-부시 대신 트럼프 대통령과 JD밴드 부통령 이름으로 만든 제품도 등장했다.
워싱턴대학 공화당 학생 부회장 아리아나 젤딘은 “이 티셔츠는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보수적 가치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부모 세대가 경험했던 미국적 자부심과 연결되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사 전공 학생으로서 레이건을 문화적 아이콘으로 다시 바라보는 현상에 흥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보수 성향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더컨서베이터의 편집장 캐롤라인 다우니는 “Z세대에게 향수는 굉장히 가치 있는 자산”이라며 “정치적 상황은 변했지만 레이건 시대에 대한 집단적 향수는 여전히 강하다”고 짚었다.
마케팅 회사인 벌링턴 프레스의 스콧 서튼 최고경영자(CEO)는 “레이건-부시 84 로고는 시각적으로 단순하면서도 비공격적이어서 시대를 넘어선 힘이 있다”며 “요즘 같으면 이렇게 단순하게 디자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 수집품 전문가들도 “레이건 티셔츠를 입는 사람은 다른 정치인 굿즈와 달리 젊은 세대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