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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확대 움직임에 재계 ‘정중동’속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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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근 기자I 2019.07.09 16:54:06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넘어 탄소섬유·공작기계 등 장비군으로 확대 전망
자동차·2차전지·디스플레이 업체 등 대응 방안 마련 분주

[이데일리 박철근 강경래 김정유 이소현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품목 확대 가능성에 대해 단정할 수 없어 시나리오 플래닝(시나리오별 대응방안)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은 9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품목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의 핵심소재에 대해 수출규제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수출규제품목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재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처럼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규제품목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NHK는 지난 8일 “한국이 수출규제 품목 등 원자재의 적절한 관리개선 움직임이 없으면 규제강화 대상 품목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도 9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의 대응에 따라 당연히 대상 품목이 확대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탄소섬유 수출규제시 현대차 ‘타격’ 우려

외신 등에 따르면 현재 추가 수출규제품목으로 거론되는 품목은 탄소섬유, 공작기계 등이다. 국내에서는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꼽는 2차전지에 들어가는 배터리 소재 일부도 일본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탄소섬유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중 하나인 ‘수소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구체적으로는 수소차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현대자동차(005380)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수소차에 장착하는 수소탱크를 탄소섬유로 만들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가 완성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추가 제재로 수출 규제 영향을 받는 국내 기업의 수가 크게 불어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자동차 부품 및 부품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로 확대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전기차의 모터나 컨트롤러 시스템뿐만 아니라 배터리 전해질막이나 수소 탱크용 소재, 자율주행차용 센서와 시스템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제재도 고민거리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일본이 자동차 관련 수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일본이 수출규제를 확대할 경우 생산차질을 빚지 않도록 긴밀한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수소탱크를 제작하는 업계에서는 “수소탱크 제작에 필요한 탄소섬유 원사를 일본 도레이로부터 대부분 수입한다”면서도 “일본으로부터 직접 수입이 어려울 경우 도레이 미국, 도레이 프랑스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방법이 있다”고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2차 전지업계, 구매·소재 다변화로 대응…일부 차질 불가피

2차 전지업계는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음극재, 양극재, 분리막 등 소재에 대해 다변화 전략을 통해 대응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 부회장은 “우리가 공급받는 소재는내재화 하고 있는 품목도 있고 통상 2~3개 공급업체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며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 중국, 유럽업체로부터도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006400) 관계자도 “일본이 배터리 소재까지 수출규제품목을 확대하더라도 영향은 미비하다”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소재 및 구매선 다변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계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주시하고 있지만 크게 우려하지는 않았다.

장비는 소재와 달라 일본에서 수입하지 않더라도 미국과 유럽, 심지어 국내에서 조달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노광장비의 경우 일본의 니콘과 캐논에서 수입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생산시설 증설이 없다면 추가 구매가 불필요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노광장비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내외에서 대체가 가능하다”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이 향후 일본이 장비를 무기화할 가능성을 대비해 미국과 유럽, 혹은 국내 업체들로부터 도입하는 장비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장비기업들은 장비 국산화 이슈로 향후 호재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 다른 장비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모리반도체와 LCD 등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제품 가격도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상황에서 전방산업 대기업들이 공장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며 “때문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대기업들이 당장 일본 등지에서 장비를 도입하지 못해 라인 가동에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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