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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압수수색 대상 가운데 가장 고위급 인사는 무드라 부실장이었다. 의원과 국영 센스은행 경영진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은 밝혔다. 무드라는 2024년 3월부터 대통령실 부실장으로 일해온 젤렌스키 대통령의 측근이다.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 관계자는 문제의 자금이 “범죄 조직 구성원의 보석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령회사 명의 계좌들을 거치며 세탁됐다”고 설명했다. NABU와 특별반부패검찰청(SAPO)은 이번 수사가 “현직 및 전직 우크라이나 의원들이 이끄는 범죄 조직”을 겨냥하고 있으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연루됐다고 밝혔다. 다만 무드라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나 기소 여부는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무드라는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혐의를 방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명예를 직접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침공 책임을 묻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피해 보상을 확보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입장도 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실과 센스은행은 FT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수사 당국 관계자들은 법무부 관계자와 센스은행 측 인사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고 FT에 전했다. 센스은행은 옛 알파은행으로, 직원 약 4000명을 둔 우크라이나의 대형 금융기관 가운데 하나다.
친러 성향 정당에서 활동했던 바딤 스톨라르 의원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정당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금지됐다. 스톨라르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택 수색 사실을 확인하면서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젤렌스키 대통령 주변 인사들을 둘러싼 부패 의혹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불거졌다.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안드리 예르마크는 지난 5월 불법 재산 증식과 권력 남용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에는 전직 부총리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옛 사업 파트너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집권당 소속 의원 여러 명도 의회 표결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달 초에는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가 사임한 지 이틀 만에 불법 재산 증식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인사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치권 내부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최근 경질된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은 압수수색 전날 공개한 약 9분짜리 영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부패가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하고 있다며 전시 상황에서도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도로우는 “전시 부패는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니라 살아남고 승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선거 시점을 사실상 좌우해서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 민주주의가 크렘린의 선의에 달려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페도로우는 군 수뇌부와 충돌한 뒤 국방장관에서 해임됐다. 그의 경질 이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곳곳에서는 이례적으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처음 지명했던 후임 후보를 철회했고, 새로 지명한 예우헤니 흐마라가 의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FT는 전했다.
잇따른 부패 수사와 여권 내부 충돌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 FT는 측근들을 겨냥한 수사가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을 지원해온 서방국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키이우 소재 싱크탱크 오포라의 올하 아이바조우스카 대표는 정치적 충돌이 전쟁 수행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 위기는 분명하다”며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모든 당사자가 갈등을 더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지도부가 전시 상황의 정치적 판단이 가져올 비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