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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구축 나서는 시진핑, 베트남부터 동남아 순회 시작

이명철 기자I 2025.04.14 18:56:59

시 주석, 14일 하노이 도착 “새로운 청사진 그리자”
베트남 기관지에 “관세전쟁 승자 없어” 美 작심 비판
아세안 의장국 말레이시아 찾아 관세 대응 논의 예정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현지 매체 기고를 통해 미국의 관세 전쟁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이번 순방을 반(反)미국 대응 체제 구축 계기로 삼을 전망이다.

14일 오후 중국 하노이 공항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FP)


1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 후 서면 연설을 통해 “중국과 베트남은 산과 강으로 연결된 사회주의 이웃 국가이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라면서 “2023년 베트남 국빈 방문 때 양측은 미래를 공유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중국-베트남 공동체 건설을 발표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올해는 중국과 베트남 수교 75주년이자 인적 교류의 해로 양국 관계의 새로운 발전 기회라고 시 주석은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베트남과 함께 우호의 본래 염원에 충실하고 공동의 사명을 명심해 더 높은 ㅅ준과 더 넓고 깊은 협력을 전개할 준비가 됐다”며 “미래를 공유하는 중국-베트남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공동으로 그리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동남아 방문은 올해 첫 해외 순방이다. 그가 첫 해외 방문지로 동남아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최근 국제 정세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시사한다.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국가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 직접 베트남을 방문하며 중국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중국은 베트남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을 벌이고 있지만 경제 규모와 지정학적 위치 등을 감안해 접점을 넓히려 노력 중이다. 같은 사회주의국가라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중국은 이번에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과 연합 전선을 구축해 미국의 관세 전쟁에 대응할 우군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날 베트남 노동당 기관지 인민보에 기고를 보내 “무역 전쟁과 관세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면서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14일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을 환영하는 인파가 국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AFP)


이날 베트남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는 시 주석은 15일부터 18일까지 말레이시아, 캄보디라를 찾아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각각 만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의장국이다. 이번 미국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회원국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의 왕원타오 상무장관은 이달 10일 유럽연합(EU), 말레이시아와 함께 미국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말레이시아에서 안와르 총리와 만나 미국의 관세 전쟁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미국 보호주의를 비판하면서 말레이시아 및 아세안 회원국들과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베트남은 미국으로부터 46%,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라는 미국의 높은 상호관세가 예고됐다. 도입이 90일 유예됐지만 이후 각국 경제에 치명타를 입게 되는 만큼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려는 중국이 이들과 유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밀접한 공조를 맺으려면 수입 확대나 투자 확대 같은 유인책이 필요한데 여의찮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외교 전략은 미국의 관세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중국 경제적 역풍에 맞서 펼쳐지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압력과 부동산 부문 위기는 시 주석이 무역 상대국을 유인하는데 제약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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