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인은 이번 IPO에서 17억달러(약 2조 3300억원)를 조달했다. IPO를 기준으로 한 기업가치는 265억달러다. 2022년 비상장 시장에서 기록했던 약 1000억달러의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약 74% 낮다.
투자자들의 청약 수요도 최근 홍콩의 주요 IPO와 비교해 강하지 않았다. 쉬인이 홍콩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 대상 물량은 5.63배, 기관 등 국제 투자자 대상 물량은 2.59배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로이터는 최근 일부 홍콩 IPO의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했다고 전했다.
디키 웡 홍콩 유스마트증권 리서치 담당 전무는 “이번 IPO를 낙관적으로 본 적이 없다”며 매출이 성장하지 않는 데다 조달 자금 상당 부분이 초기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번 IPO에서 매각한 주식은 상장 후 전체 발행주식의 약 6.6%다. 이 가운데 초석투자자들이 약 5분의 1을 인수했으며 이들 주식에는 6개월의 보호예수가 적용된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약 5% 수준이다.
쉬인의 기업가치 하락에는 미국과 유럽의 관세·규제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쉬인은 저가 상품을 중국 등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미국과 유럽이 저가 소포에 대한 관세 혜택을 축소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
미국은 지난해 800달러 미만 전자상거래 상품에 적용했던 소액면세 제도인 ‘디 미니미스(de minimis)’ 혜택을 폐지했다. 유럽연합(EU)도 최근 저가 소포에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장간 리 모멘텀웍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업가치 재평가는 단순히 성장 둔화만 반영한 것이 아니다”며 투자자들이 쉬인을 관세와 각종 규제, 경쟁에 노출된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에도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 쉬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39% 감소했고 올해 1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쉬인은 유럽과 중동에서 관세와 각종 수수료, 물류비가 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1분기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쉬인은 미국과 유럽의 성장 둔화에 대응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체 브랜드 중심의 초저가 패스트패션에서 벗어나 제3자 판매자를 입점시키는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미국 의류 브랜드 에버레인을 인수했다.
다만 신흥시장 확대가 미국과 유럽의 성장 둔화를 얼마나 상쇄할지는 불확실하다. 로레인 탄 모닝스타 주식리서치 담당 이사는 “새로운 시장이 미국과 유럽의 성장 둔화를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배송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개발도상국의 낮은 구매력이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IPO에는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성격도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쉬인은 높은 기업가치에 투자했던 일부 우선주 주주에게 총 35억달러(약 4조 7900억원)의 현금을 지급하고 주식을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리 CEO는 “이번 IPO는 단순한 자금 조달 행사가 아니라 자본구조를 재편하는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