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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과 멀리 떨어진 이라크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 두 척이 공격을 받은 데 이어 원유 운송에 있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오만까지 주요 터미널에서 모든 선박을 철수시키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 탓이다.
이란은 이날 페르시아만 안쪽 이라크 영해에서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 각각 미국과 그리스 업체가 소유한 두 선박 모두 화재에 휩싸였다. 이후 이라크 항만공사 책임자는 국영통신을 통해 원유 터미널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도 태국, 일본, 마셜제도 국적 선박 3척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으며, 태국 국적 벌크선 한 척이 불에 탔다. 이 해협 일대에서 피격된 선박은 최소 14척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 아라비아해에 위치한 오만 ‘살랄라’(Salalah) 항구 연료저장 탱크도 이란의 샤헤드 드론의 공격을 받아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이 항구는 오만 남부 도파르주에 위치해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850~950㎞가량 떨어져 있다. 아시아와 유럽 무역을 잇는 주요 물류 허브다.
오만은 추가적인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미나 알 파할’(Mina Al Fahal) 항구에서 모든 선박을 대피시켰다. 오만 북동부 무스카트 인근에 위치한 이 항구 역시 호르무즈 해협 밖에 있다. 원유 수출 전용 터미널이 구축돼 있어 중동산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운송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항구 중 하나로 꼽힌다. 하루 약 100만배럴의 원유가 이곳에서 수출된다.
이란이 보복 공격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 바깥까지 넓히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오만이 그동안 이란 핵협상을 중재해온 국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란이 ‘뒤가 없는’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란의 카탐 알안비야 군사 지휘 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단 1리터의 석유도 미국, 시온주의자들(이스라엘), 그리고 그들의 파트너들에게 도달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는 지역 안보에 달려 있다. 당신들이 그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배럴당 200달러 유가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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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란의 거센 저항이 이를 무위로 되돌렸으며,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다시 키우는 방향으로 상황을 반전시키고 있다.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에 이어 이젠 원유 운송에서도 문제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뿐 아니라 원유·천연가스·디젤 같은 석유제품 가격도 동반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위기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원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는 사실상 폐쇄된 상태이며, 이란의 공격은 호르무즈뿐 아니라 중동 지역 전체의 해상 운송이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동 전역에서 에너지 자산에 대한 광범위한 위험을 부각시켰을뿐 아니라 IEA의 기록적인 발표마저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배녹번캐피털마켓츠의 대럴 플렛처 상품 담당 매니징 디렉터도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IEA가 비축유를 방출했지만 (시장은)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유가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이것이 내가 우려했던 부분”이라며 “IEA 조치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