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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123일 공방 끝났다…`尹 파면` 축제·통곡 엇갈린 광장(종합)

김형환 기자I 2025.04.04 15:17:08

[윤석열 파면]
‘반탄’ 침묵 속 탄핵심판 시청…탄식 이어져
尹 탄핵 선고되자 슬픔의 눈물 ‘펑펑’
‘찬탄’ 숨 죽인 채 시청…중간중간 환호
탄핵 선고에 기쁨의 눈물…자축 행진도

[이데일리 사건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리자 뜨거웠던 광장은 환호와 탄식으로 나뉘었다. 탄핵 찬성을 외치던 이들은 기쁨의 눈물을, 탄핵 반대를 외치던 이들은 절망의 눈물을 흘렸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했으나 격분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선고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탄핵에 반대한 시민들이 분노하며 소리 지르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尹 파면에 ‘반탄’ 망연자실…“인정 못해”

4일 오전 이른 시간부터 한남동 관저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특히 100여명 수준이었던 집회 인원은 선고 직전 1만 6000명까지 크게 늘었다. 이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탄핵 기각”을 외쳤다. 오전 11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를 시작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침묵한 채 무표정으로 생중계 중인 스크린에 집중했다.

문 권한대행이 탄핵소추의 적법 여부부터 비상계엄 선포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요목조목 설명하면서 지지자들의 낯빛은 서서히 어두워졌고 서서히 동요하기 시작했다. 특히 ‘비상계엄 당시 야당의 탄핵이 계엄을 정당화할 정도의 위기상황이 아니었다’는 헌재의 발언에 일부 지지자들은 손에 쥔 태극기와 성조기를 내던지며 욕설을 내뱉고 울부짖기도 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주문이 나오자 집회 참가자들은 절망에 빠졌다. 정적 속 일부는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눈물을 닦는 이도 있었다. 연단에 선 사회자는 “우리는 이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본격적인 국민저항에 나서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한 참가자가 “헌재로 가자”고 외치기도 했고 한 참가자는 경찰의 방패를 발로 차기도 했다. 헌재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파면 선고 직후 격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종로구 수운회관 인근에 모여있던 400 명(경찰 비공식 추산) 중 일부가 흥분했다. 이 중 무장한 남성 A씨가 곤봉으로 경찰 버스의 유리창을 파손했다.

그동안 반탄 집회를 주도해왔던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정신까지 탄핵할 수는 없다”며 “싸움은 지금부터다. 우리는 자유와 진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외침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발표된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 일대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찬탄’ 인용에 축제 분위기…자축 행진도

반면 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린 광화문 동십지각 인근은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11시 탄핵심판 선고가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두 손을 꼭 잡고 숨을 죽인 채 중계 화면을 바라봤다. 지나가던 행인들도 발길을 멈추고 스크린 속 중계화면에 집중했다. 문 대행이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한 탄핵 각하 사유를 배척할 때마다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파면’, ‘내란세력 제압하자’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그리고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오자 광화문은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특히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이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노래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한 시민은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고 옆 시민과 끌어 안았다. 감격한 듯 가슴에 손을 모은 채 잠시 기도를 하는 듯한 시민도 있었고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하던 탄핵 찬성 집회에서도 환호성이 흘러 나왔다. 소리를 지르던 이들은 서로 껴안고 울기 시작했고 발을 동동 구르며 즐거워하는 이도 있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비눗방울을 불며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자축했고 노랫소리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이들은 자축 행진을 이어온 뒤 탄핵 선고 약 1시간 만에 해산했다.

탄핵 찬성 집회를 이끌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윤석열의 파면은 주권자 시민의 승리이자 수많은 시민의 희생과 민주항쟁으로 일궈온 헌법과 민주주의의 힘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환영했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너무나도 당연했고 그만큼 소중한 결정이다. 이제 정치권은 헌재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언행은 중단해야 하고 헌재의 결정을 부정하거나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은 또 다른 민주주의의 위협이자 국민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밝혔다.

탄핵 찬성 단체인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에서 ‘촛불 콘서트’를 연다. 자유통일당은 이날 관저 앞 집회를 이어간 뒤 오후 늦게 해산할 방침이다. 이후 오는 5일 오후 1시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반면 서울 여의도에서 집회를 이어오던 세이브코리아는 헌재 선고 이후 모든 집회를 취소했다.

尹대통령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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