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만난 여당 "추경 관련 입장 다르지 않다"

장영은 기자I 2025.01.22 17:27:21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한은 방문
경제 현안 설명 듣고 추경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박수민 "이 총재, 추경 관련 계획 가시화 필요성 강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여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당 의원 7명이 22일 한은을 방문해 이 총재 등과 만나면서다. 이 총재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경제가 타격을 받은 것과 관련, 경제 심리 개선과 성장률 제고를 위해 추경 편성이 이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은 22일 경제상황 점검 및 현안 논의를 위해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했다. (사진= 연합뉴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2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이뤄진 원내 지도부와 이 총재 등과의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추경과 관련해 한은측과 당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는“(예산) 조기 집행이 지금 민생과 경제를 위해 중요하고 집중해야 될 일이고, 올 한 해 하반기까지 봤을 때 추경에 대한 필요성이 있어서 (이 총재가) 먼저 언급했다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추경 편성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재정이라는 게 집행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 총재의) 가급적 빨리라는 건 언급 차원이었던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이어 박 원내대변인은 “(예산) 조기 집행에 집중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우리가 먼저 했고, 총재께서는 추경을 먼저 하자는 것보다는 추경에 대한 계획이 가시화돼야 대외 신인도에 좋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요구하는 지역화폐법 재원 조달을 위한 추경에는 반대하지만 민생 안정과 경제 성장률 제고를 위한 추경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이 총재가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주장해 온 바와도 다르지 않다.

이 총재는 지난달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추경의 조속한 집행이 필요하다면서 “장기 재정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경기 부양책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타깃을 두고 지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추경도 자꾸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게 부담”이라면서도 “한은의 입장은 추경을 지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경제가 회복하기 위한 일시적이고 선택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해당 국가의 노동과 자본 등 자원을 최대로 활용했을 때 달성 가능한 성장률이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나눠주는 형태의 재정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하는 전 국민 25만원 지급과 같은 방안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박 원내대변인은 또 국민의힘 소속 송언석 기획재정위원장이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총재의 재정 필요성 발언에 대해 “중립성과 독립성을 상실하고 월권적 재정 확대 요구”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생각의 거리가 짧아졌다”고 했다. 이 총재가 여당식 추경을 지지하거나 정치에 개입하고자 한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송 위원장도 이날 한은 방문에 동행했다.

한편, 지난해 말 비상계엄 이후 경제 상황이 엄중하게 돌아가면서 여야 의원들은 경제 상황 점검과 현안 청취 등을 이유로 잇따라 한은을 찾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에는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 등 야권 3당 의원들은 한은을 찾아 경제상황을 긴급 점검한 바 있다. 이어 같은달 19일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은을 직접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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