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나 감기약 같은 코로나 상비약을 사전에 구비해 두라”는 재택 치료자들의 조언이 쏟아지면서 약국과 편의점 등에서는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감기약·해열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때는 복용을 피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던 ‘부르펜’은 이제는 없어서 못 파는 약이 됐습니다. 재택치료에 쓰는 의약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A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치료를 위해 처방받을 수 있는 약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뿐입니다. 지난해 12월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긴급사용승인을 내린 코로나19 치료제입니다.
이 약은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의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는 원리로 작용합니다.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코로나를 치료하는 방식이죠. 다만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 증식만 억제할 뿐이지 당장 열이 나거나 목이 칼칼한 ‘증상’을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이마저도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약을 조제할 수 있는 약국도 전국 시군구에서 지정한 472곳뿐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에서 재택치료자에게 팍스로비드를 처방한 경우에만 복용이 가능합니다.
‘코로나 상비약’으로 판매되고 있는 일반의약품들은 기실 기존의 해열제, 감기약, 진해거담제 등 기존에 우리가 쉽게 접해온 약입니다. 이 의약품들은 환자가 겪고 있는 불편을 경감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증상만을 치료하는 대증요법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일반확진자는 코로나19에 대증요법으로 대처를 하고 있다. 증상에 따른 증상 개선 효과”라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해열 진통제나 감기시 복용하는 에페드린 계열의 안티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등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9년 범세계적 유행을 보였던 인플루엔자, 곧 신종플루를 막아낸 타미플루의 원리도 유사합니다.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증식에 필요한 특정 단백질을 공격해 증식을 차단합니다. 다만 이 때도 타미플루는 증상을 억제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함께 해열제,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등 증상에 맞는 약물을 병행해야합니다.
|
해열진통제는 크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과 이부프로펜 성분으로 나뉩니다. 큰 차이는 소염, 즉 염증 대응 유무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염증에 대응하지 못하는 반면, 이부프로펜 성분 진통제는 염증성 통증에 효과를 보입니다.
반면 아세트아미노펜은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 초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권장했습니다. 대한약사회는 백신 접종 후 이부프로펜 계열 해열진통제도 활용가능하다고 했지만, 역시 우선적으로 권장한 것은 아세트아미노펜입니다.
어린이의 경우 열이 날 때는 염증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염 효과가 있는 이부프로펜 계열의 해열진통제 판매량이 급증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부루펜, 이부펜, 애드빌, 이지엔6 애니 등 제품이 이에 속합니다.
이부프로벤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량한 덱시부프로펜도 있습니다. 70% 가량의 용량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얻으면서 부작용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지엔6 프로, 솔루펜, 덱시부펜, 덱시엔, 제로정 등이 덱시부프로펜 계열 해열진통제입니다.
이런 일반의약품들은 코로나와 관계 없이 증세를 낮추는 데 쓰이기 때문에 용법·용량에서 기존과 차이가 있지는 않습니다. 어린이용으로 출시된 의약품을 그대로 활용해도 된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