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1B 수수료 인상에 스타트업 인재 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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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5.09.24 15:24:53

초기 스타트업, 인재 확보 사실상 불가능해져
"해외 인재 대체 인력 공급 충분치 않을 것"
"벤처업계, 美서 불확실성 감수하기보다 해외로"
유럽을 커리어 거점 고려하는 기술 인재 늘 듯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인 H-1B 비자 신청 비용을 10만달러(약 1억3700만원)로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스타트업 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23일(현지시간) CNBC는 트럼프 행정부가 H-1B 비자 신청비 인상을 추진하면서 미국 스타트업 창업자와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스타트업 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H-1B 비자는 IT·의료·공학 등 전문직 외국 인력을 임시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미 연간 발급 할당량 제한으로 인해 미국 내 스타트업의 경우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급여 및 채용 기술 플랫폼 워크스트림도 그 중 하나로, 지난 2023년에는 H-1B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채용하는 데 성공했으나 지난해에는 H-1B 비자가 모두 거절됐다.

워크스트림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데스몬드 림은 “(이 제도로)더 뛰어난 엔지니어 인재를 확보하려던 상황이었기에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글로벌 인재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이민 자문 스타트업 알마는 백악관의 정책 발표 이후 상담 문의가 100배 이상 폭증했다고 밝혔다. 아이자다 마랏 알마의 설립자 겸 CEO는 “지난 며칠 동안 고객들은 회사 규모에 따라 10만 달러를 지불하고 연봉 경쟁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겁을 먹고 불안해했다”며 “가장 큰 문제는 해외 인재가 사라질 경우 수요를 충족할 만큼 현지 공급이 충분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짚었다. 스타트업은 대형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해외 인재 발굴에 의존하는데, 이번 정책 변화로 이 같은 시도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벤처캐피털 업계는 특히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플루언트 벤처스의 알렉산드르 라자로 매니징 파트너는 “대기업은 비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글로벌 인재 유입 없이는 성장이 어렵기 때문에 10만달러의 수수료 부과로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보기술혁신재단의 로버트 앳킨슨 회장은 “해외에서 온 몇 명의 유능한 직원이 스타트업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해외 인재는 스타트업이 더 강력한 해외 네트워크와 고객 기반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1B 비자 프로그램 반대론자들은 미국인의 일자리 보호를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이번 정책이 오히려 기업가 정신과 벤처투자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20년 조사에 따르면 H-1B 비자 절차를 통해 직원을 고용하는 스타트업은 외부 자금 유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 혁신 성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니시 싱 크로스브리지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탈(VC)의 다수는 이제 미국에서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보다는 경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를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비자 불확실성으로 미국 스타트업 투자가 줄고, 대신 영국·캐나다·유럽 시장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유럽 등에서 미국으로의 인재 유출이 이어져 왔지만, 이번 조치로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라 윌밍 옥토퍼스벤처스의 인력 및 인재 책임자는 “미국이 아닌 유럽을 커리어 거점으로 고려하는 기술 인재가 늘고 있다”며 “이번 정책이 글로벌 인재 흐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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