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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갈등 지속 왜…“美·이란 졸속 MOU 5조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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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7.10 11:48:14

MOU 5조 두고 美·이란 해석 크게 엇갈려
美 “재개방 합의”vs 이란 “통제권 인정”
갈등 임시 봉합만…선박 통행 여전히 위축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 충돌을 벌이는 가운데 양국이 지난달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 5조가 갈등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MOU 5조를 두고 미국과 이란이 엇갈린 해석으로 내놓으면서 양측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조항은 조속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마련됐지만, 문구의 모호함과 허술함 탓에 양측이 해석을 두고 다투면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최종 합의 논의까지 진전을 내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5조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이후 오만과 함께 향후 관리 방식을 정하기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고 기뢰 같은 군사적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이란의 약속도 포함돼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만 북부 무산담반도 인근 호르무즈 해협 앞바다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AFP)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만 북부 무산담반도 인근 호르무즈 해협 앞바다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이 조항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로 이해해 핵심 성과로 내세웠다. 이란 강경파들은 이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배타적 통제권을 인정 받았다고 받아들였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 책임을 이란에 부여하면서도 미국이나 국제기구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점이 해석 논란의 빌미가 됐다.

이스라엘 지정학 분석가 마이클 호로위츠는 “큰 간극으로 해석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합의문 안에 이미 내재돼 있어 놀라운 일도 아니”라면서 “미국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 생각하겠지만 이란은 안보 우려와 협상 지렛대에 의해 움직인다는 점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는 선박의 움직임은 여전히 위축돼 있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이틀 연속 교전을 주고 받은 8일 해협 통과 선박 수는 전날 49척에서 25척으로 줄었다. 전쟁 전에는 하루 100척이 넘는 선박이 통과했다.

협상에 정통한 한 미국 당국자는 MOU 5항을 문제 삼으면서 합의 해석을 두고 “미국과 이란이 완전히 다른 행성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조항은 미국이 선박의 안전 통항을 위해 조치를 마련한다는 내용을 전혀 담고 있지 않으며, 이란은 바로 그 점을 빌미로 미국이 조율한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둘러싼 합의 도출의 어려움은 향후 협상이 이란 핵 프로그램 같은 더 첨예한 쟁점으로 넘어갈 경우 더욱 험난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정보기관에서 이란 담당 선임 분석가를 지낸 에릭 브루어는 “MOU의 문제점은 핵 문제를 피했다는 데 있었다기보다, 휴전, 해협의 지위, 제재 완화라는 이 합의가 해결하려 했던 핵심 쟁점들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중대한 차이를 겉으로만 덮은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은 그런 차이를 몰랐거나 알면서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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