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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이번 주식 매각의 배경과 규모를 상세히 보도했다. 이번 매각은 오픈AI가 추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현직·전직 직원들에게 허용한 ‘텐더 오퍼(tender offer·임의 주식 공개매수)’ 방식으로 이뤄졌다.
결정적인 변화는 지난해 가을 이뤄졌다. 오픈AI는 기존 1000만 달러(약 148억원)였던 직원 1인당 매도 한도를 3000만 달러(약 443억원)로 세 배 높였다. 회사 측은 투자자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전까지 한도가 낮아 불만을 품었던 최고 연구원·엔지니어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본인 자격에 걸맞은 규모로 현금화할 수 있었다.
600명 이상 중 약 75명은 3000만 달러 한도를 통째로 채웠다. 일부는 남은 주식을 자선 목적의 기부자조언기금(donor-advised fund)에 출연해 세금 혜택을 받는 방식을 선택했다.
제도가 만든 기회, 경영진이 설계한 틀
이번 대규모 차익 실현이 경영진의 특별한 호의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오픈AI는 수년 전부터 비상장 상태에서도 직원 유동성을 보장하는 텐더 오퍼 제도를 운영해왔다. 기업들이 상장 시기를 늦추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직원들이 ‘장부상 부자’로만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자, 실리콘밸리에서는 이 같은 중간 유동성 창구가 보편화됐다.
단, 오픈AI에는 입사 후 2년간 주식 매도를 금지하는 락업(lock-up) 조건이 있다. 이 때문에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합류한 직원들은 이번이 사실상 첫 현금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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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처음 주식을 발행한 7년 전부터 재직한 직원들의 주식 가치는 그사이 100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종합지수 상승률(약 3배)과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인공지능(AI) 업계의 보상 수준 자체도 이미 전례 없는 수준이다. 오픈AI는 일부 기술직에 연 50만 달러(약 7억4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제공하고, 지난해 8월에는 일부 직원에게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일시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메타도 인재 유치 경쟁 속에 지난해 일부 최고 연구원들에게 3억 달러(약 4427억원)짜리 보수 패키지를 제시했다.
구글이나 메타 초창기 직원들도 상장 후 수백만 달러를 벌었지만, 창업자가 아닌 일반 연구원급에서 이 규모의 부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고 경영진의 지분 가치는
임원급의 재산 규모는 더 크다. 그렉 브록만 오픈AI 사장은 지난 4일 법정 증언에서 자신의 보유 지분 가치가 약 300억 달러(약 44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반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비영리법인 출신이라는 창업 배경을 이유로 현재 지분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오픈AI의 비영리에서 영리법인으로의 전환을 둘러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소송에서 올트먼이 승소할 경우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PO 앞두고 기대와 우려 교차
이번 매각은 오픈AI IPO가 몰고 올 더 큰 물결의 예고편이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이 역사상 최대 규모 IPO 중 하나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상장이 이뤄지면 수천 명의 직원들이 추가로 현금화 기회를 갖게 된다.
부작용도 감지되고 있다. 새로 생긴 부는 샌프란시스코의 임대료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도시 내 빈부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AI 임원과 직원들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자선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AI 자본의 지역 집중이 미국 대도시에 미치는 영향은 IPO 이후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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