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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北京) 최대 한인 거주지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의 한 아파트에서 거주 중인 중국인 안 모씨는 “얼마나 격리를 해야하는 지 알 수 없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아파트는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발견돼 4일 아파트 단지 전체가 봉쇄됐다.
이날 오전부터 중국 SNS 웨이보와 위챗 등에서는 이 아파트가 봉쇄된다는 글이 퍼졌고, 한동안 조용했던 왕징이 떠들썩해졌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곧바로 통지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아침 일찍 출근한 이들도 있었다. 이후 중국 매체에서 해당 아파트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감염병 전문의료기관인 디탄(地坦)병원은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왕징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달 30일 하이난 싼야에서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 항공편에 탑승했던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 1일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격리 시설로 이동했다. 이후 3일 점심께 발열 증상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남성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기 하루 전 인근에서 마사지를 받고, 한 식당에서 밥을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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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아파트 입구에 가보니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보였고, 아파트 입구에는 기다린 줄이 쳐 있었다. 들어가는 자동차는 모두 검문의 대상이 됐다. 입구 앞에는 진열대가 놓여 배달 음식 등을 가져가는 식이다. 회사에 놓고 온 물건을 퀵으로 받는 주민도 보였다.
거리에서 만난 한 이웃 주민은 “오전에 앰블런스가 정문 앞에 있었다”며 “밀접접촉자를 찾아내 다른 곳으로 이송시키는 것 같다”고 전했다.
베이징이 이같이 철통 방역을 펼치면서 이 주변 지역의 아파트 주민들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맞은편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리 모 씨는 “베이징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여기도 봉쇄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며 “우선 짐을 챙겨 고향으로 내려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교민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주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한인 조 모씨는 “온라인으로 필요한 식재료와 생활 용품 등을 배달시켰는데 업체에서 지금 배달이 안된다고 통보 받았다”면서 “상황이 심각해질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중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수도 베이징은 전날부터 관련 지역에서 출발하는 열차운행을 모두 중단하는 초강력 조치를 꺼냈다. 중국의 봉쇄식 방역이 이번에도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전날 하루 중국에서는 96명의 확진자가 나왔따.
베이징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지도부가 대거 거주하고 있는데다 유동성이 많고 수도라는 상징성도 있어 중국에서 가장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주중한국대사관 측은 “관련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추가 진전 사항이 있을 경우 추가 공지할 예정이니 관련 공지에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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