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장악력 확대·신사업 투자 집중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7일 주요 임원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 분야의 전문가로서 노사 임금·단체협상 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윤여철 부회장 물러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최근 3년간 무분규 임단협을 체결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해 회장 자리에 오른 정의선 직할체제가 굳어질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은 윤여철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단 둘 뿐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정 회장의 인척(매형)인 만큼 부회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윤여철 부회장이 용퇴하면 사실상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은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정 회장은 직할 체제를 구축해 그룹 내 장악력을 키우고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는 사장단 변화는 최소화하면서도 부사장 이하 전무·상무 등 상대적으로 젊은 임원단 변화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인 전기자동차와 수소 전기차,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등과 관련된 인재들이 대폭 중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영광 함께한 비어만 사장 퇴임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R&D) 총괄 수장을 맡아온 알버트 비어만 사장(연구개발본부장)도 퇴임한다. 비어만 사장은 이날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퇴임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비어만 사장은 고향인 독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정 회장의 만류로 한국에 남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를 통해 비어만 사장은 한국 내 연구개발본부장직을 물러난 뒤 내년부터 독일 뤼셀스하임에 있는 유럽기술연구소에서 기술고문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비어만 사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비록 한국을 떠나더라도 여러분들과 완전히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객들에게 더 경쟁력 있는 히어로 자동차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 역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비어만 사장의 리더십이 현대차그룹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위상을 높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간의 성과를 치켜세웠다.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고성능차 개발 총괄 책임자로 일하다 2015년 현대차그룹으로 영입됐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도 그의 작품이다. 아울러 디자인경영을 총괄해온 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퇴임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