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997년 IBM의 인공지능이 세계 체스 챔피언을 이겼지만 IBM 세상이 오지 않았듯이 구글 천하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
알파고는 구글이 2014년 4억 달러(4332억원)에 인수한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다. 구글은 딥마인드 외에도 2015년 독일 인공지능연구소(DFKI)에 1300만 달러(157억 원)를 투자했다. DFKI는 독일 정부가 운영비의 75%를 지원하며 IT융합 프로젝트인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한다.
구글은 포토, 번역, 지메일, 자율주행자동차 등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고 있다. 구글포토는 이용자가 ‘고양이’라고 입력하면 고양이가 나오는 사진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고, 구글 번역에선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에서 문자를 구분한다. 지메일의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은 타이핑하지 않아도 답신을 예상해 가능한 답을 자동으로 해준다. 휴가 일정을 묻는 메일이면 ‘계획이 없다’는 식의 답을 한다. 자율주행차 49대로 42만마일(약 67만6000km)을 시험주행하면서, 운전자의 행동 패턴을 데이터로 축적했다. 심층 신경망을 이용해 스스로 물건을 잡는 로봇 팔 등 헬스케어 분야에도 투자하고 있다.
대국에 맞춰 방한한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우는 “현재 구글 서비스에 머신러닝(기계학습) 적용 비중이 20~50% 정도 되는데, 앞으로 적용 속도와 범위가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김광수 정보통신정책과장은 “구글 본사에 가보니 모든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연구를 하고 있더라”면서 “구글이 인공지능에 얼마나 투자하는 가는 숫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
구글은 지난 7일(현지시간) 월 20달러(2만4000원)에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쓰고, 데이터는 10달러(1만2000원)에 1GB를 주는 이동통신서비스(프로젝트 파이)를 상용화했다. 지금까지는 구글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썼는데, 미국 현지에선 누구나 쓸 수 있게 됐다.
2개의 통신사업자(T모바일과 스프린트) 통신망을 빌렸는데, 두 통신사 네트워크 중 사용자 위치에서 가장 최적의 망을 연결해주는 게 특징이다. 지금까지는 한 이통사에 가입하면 그 이통사 망만 썼는데, ‘프로젝트 파이’는 T모바일과 스프린트망을 오가면서 서비스한다.
구글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네트워크 장비(서버, 스위치, 라우터)를 사용해도 별도의 투자 없이 네트워크를 통합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구단체(오픈컨피그)도 만들었다. ‘오픈컨피그’에는 페이스북, 애플, 버라이즌, 도이치텔레콤뿐 아니라 SK텔레콤(017670)도 아시아 기업 중 유일하게 합류했다. 오픈컨피그에는 15개 글로벌 기업 60여명의 전문가들이 활동한다. SK텔레콤도 5명의 전문가를 주요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프로젝트 파이’나 ‘오픈컨피그’를 통해 기존 통신사들이나 시스코, 주니퍼 같은 장비 업계에 ‘혁신’이라는 이름의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을 통신과 결합한다고 하는데 구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프로젝트 파이가 국내에 들어오면 기존 통신3사의 경쟁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 IT 세상이 구글 천하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997년 IBM의 인공지능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인 개리 카스파로프를 이겼지만, IBM의 인공지능 서비스가 우리 삶을 지배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미래연구실장은 “구글은 이번 대국에서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었지만, 최소 10배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면서 “이번 대국으로 구글은 전 세계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신뢰하는 이미지를 갖게 됐으며 그들이 구글에 모인다면 더 빠른 속도로 기술격차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 못지 않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많다”면서 “인공지능 분야별로 강력한 라이벌들이 많아 구글이 천하를 재패할 지 단언할 수 없다”고 했다.
▶ 관련기사 ◀
☞ SK텔레콤, 구글주도 통신혁신 프로젝트 합류..아시아 최초
☞ 인공지능 기술력 과시한 구글, 1%대 상승
☞ 가능성 보인 인공지능…구글 다시 대장주 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