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하회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안정화된 시장금리에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 유입돼 코스피는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간밤에 발표된 미국의 작년 12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3.3%로 이를 하회한 것이다. 12월 CPI 전체 상승률은 2.9%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은 현·선물 모두 동반 사자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019억원, 16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고 코스200선물은 외국인과 기관 각각 1552억원 1117억원어치 샀다. 개인은 현물 5693억원, 코스피200선물 2399억원어치 팔았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는 전일 미국 CPI 안도감에 따른 미국채 시장 금리 급락, 빅테크 기업 급등 등의 영향을 반영하며 상승했고, 성장주 중심의 상승 탄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보다 5.95%(1만 1800원) 올라 반년 만에 21만원대(종가 기준, 작년 7월 18일 21만 2500원)를 회복했다. 엔비디아, 마이크론테크놀러지, AMD 등 기술주가 간밤에 일제히 강세를 보인 데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이날 오후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혀 투심을 자극했다.
이에 삼성전자(005930)도 1%대 오른 5만 43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하나마이크론(067310)이 7%나 뛰었고 가온칩스(399720)(5.90%), 피에스케이홀딩스(031980)(2.27%), 미래반도체(254490)(2.09%) 등 반도체주가 대거 올랐다.
조선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전 거래일보다 2.69%(350원) 오른 1만 3350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화오션(042660)도 이날 5만 1500원(0.98% 상승)으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해군과 조선업 재건을 위해 동맹국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히며 조선주는 연일 우상향 중이다. 특히 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매수세가 더욱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 부담 완화에 성장주 중심 반등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한국은행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3.00%로 동결했으나 총재 제외 금통위원 6명 모두 3개월 이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간담회를 통해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표명했다.
정상휘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공세보다는 방어적 대응이 우선”이라며 “방어적 접근을 하되 향후 성장주 장세를 대비해 반도체와 IT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화학, 기계, 조선 등 업종의 비중 확대가 유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