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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진은 올해 보고된 한반도 내륙 지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진계에 기록된 최대진도는 경북이 Ⅴ(5)로 가장 높았다.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깨질 수 있는 정도다. 인근 지역인 울산은 진도 Ⅳ(4), 경남·부산은 Ⅲ(3)을 기록했다. 더욱이 이번 지진은 2016년 경주(규모 5.8), 2017년 포항(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곳과 가까운 곳이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진동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는 오전 11시 기준 전국에서 132건 접수됐다. 부산에선 긴급재난문자 알림 소리에 놀란 60대 남성이 침대에서 떨어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앞으로가 우려되는 대목은 지진이 증가세라는 점이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99건으로 보고됐다. 기상청이 1978년 지진 통보 업무를 시작한 이후 4번째로 지진이 자주 발생한 해다. 기상청 지진연보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은 △2020년 68건 △2021년 70건 △2022년 77건이다. 올해(99건)는 작년(77건)보다 지진이 20% 이상 늘어났다.
최근 한반도 지진 증가가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여파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기상청 관계자는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했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그것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학계의 합치된 의견이 아니다”라며 “지진 빈도는 해마다 변동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은 조금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전을 포함해 내진설계를 보강하고 지진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지하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단층이 발달하고 있고, 기후가 변하듯이 지하의 구조도 변한다”며 “지진이 발생하지 않던 지역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