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發 시멘트 가격 인상 줄잇나…레미콘 업계 "대응 논의"

이후섭 기자I 2022.04.19 17:18:55

쌍용C&E, 레미콘 연합회와 톤당 9만800원에 합의
2월 제시 가격보다 소폭 낮춰…삼표도 가격 협의 진행
쌍용C&E 결정에 영향 불가피…인상 이어질지 ''주목''
레미콘연합회 긴급회의 소집…"향후 대응방안 논의"

쌍용C&E 동해공장(사진=쌍용C&E 제공)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쌍용C&E(003410)가 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가격 조정’에 성공하면서 나머지 업체들도 추가 협의에 나설지 관심이 주목된다. 아직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가격 합의에 뒤따르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레미콘 업계도 따로 협상단 회의를 소집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한라시멘트 등은 지난 2월 제시했던 17~19% 가격 인상안 관련 레미콘 업계와 아직 합의를 보지 못했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가격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쌍용C&E처럼 결론이 난 상태는 아니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나머지 업체들은 “가격 협의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지난 15일 쌍용C&E는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만나 1종 시멘트를 기존 7만 8800원에서 1만 2000원 인상한 9만 800원에, 슬래그 시멘트는 7만 1900원에서 8만 3000원으로 올려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제시했던 톤당 9만 3000원 보다 소폭 낮춘 금액으로, 조정된 금액은 4월 출하량부터 적용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연탄 가격 급등세에 시멘트 업계는 연초 판매가격 인상 카드를 꺼냈지만, 레미콘사들이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주지 않자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오른 가격으로 계산서를 발행했다. 인상된 가격에 결제를 해주는 업체들도 있었지만, 레미콘 업계도 시멘트에 골재 가격, 운반비 상승까지 ‘삼중고’를 겪는 상황이라 절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을 레미콘 업계도 알고 있는 만큼, 인상 폭에 대한 합의만 이뤄지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런 가운데 쌍용C&E의 합의를 계기로 나머지 업체들의 판매가격 협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쌍용C&E가 가격 합의를 결정하면서 외친 ‘고통 분담’과 ‘지속적인 상생발전’도 중요하거니와, 일단 지금의 인상안을 빨리 일단락해야 추가 인상에 대해서도 논의할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유연탄은 지난 2020년 톤당 평균 7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다가 지난해 10월 220달러를 넘어서는 등 1년 만에 가격이 3배 이상 폭등했다. 올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폭우로 인한 호주의 공급 부족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3월 사상 최고가인 422달러까지 올랐고, 최근에도 330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제시했던 17~19% 인상 폭은 유연탄 가격 150달러를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기에, 시멘트 업계에서는 지금도 생산할수록 적자라며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쌍용C&E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를 뒤따르는 움직임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도 이날 가격 협상단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나머지 업체들과 어떻게 가격 협의를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쌍용C&E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얘기도 들어봐야 할 것”이라며 “이날 회의에서는 우리가 추가로 다른 업체들의 가격 조정안도 받아들일 것인지 등 여부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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