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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은 “13살 때 성진이가 연주하는 것을 처음 봤다. 어린 나이에도 음악적으로 많은 걸 이해하고 있다 매우 놀랐었다”면서 “이번 공연을 앞두고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단원들에게 성진이를 얼마나 대단한 연주자인지 소개할 수 있어서 매우 흐뭇하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정명훈의 이같은 극찬에 조성진도 화답했다. 조성진은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선생님(정명훈) 앞에서 연주할 기회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그 이후 항상 같이 연주해주셔서 너무 영광이었다”면서 “첫 협연을 선생님과 한 덕분에 협업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아져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공연을 함께 하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1548년 창단해 47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다. 정명훈은 2012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역사상 최초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됐다.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첫 아시아 지역 투어이자 일본, 중국 등을 거치지 않고 한국에서만 하는 공연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에이드리안 존스 대표는 “정명훈의 고희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한국 단독 공연으로 투어를 오게 됐다”며 “한국은 유럽보다 젊은 관객이 많아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정명훈은 고희를 맞은 소회에 대해 “음악이 조금 더 편안해졌다”고 했다. 그는 “음악은 아무리 공부하고 노력해도 시간이 같이 흘러가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교향곡은 지휘하고 연주할 때 인생의 뜻이 다 나타나는데, 이제는 조금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정명훈, 조성진의 공연은 2일 세종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3일 롯데콘서트홀, 4일 아트센터 인천,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 이어진다. 조성진이 협연하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함께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베버 ‘마탄의 사수’ 서곡을 연주한다. 또한 오는 7일과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정명훈의 지휘로 브람스 교향곡 1~4번 전곡을 선보인다. 정명훈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총 6번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음악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라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강조했다.
조성진은 지난달 24~26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먼저 호흡을 맞췄다. 그는 “많은 오케스트라와 연주해봤지만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깊이 있는 현악기 소리가 나서 즐겁게 연주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할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에 대해서는 “16세 때부터 여러 차례 연주한 곡이지만 워낙 유명해서 부담도 된다”며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기보다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며 연주하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