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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조 쓴 기초연금, 노인빈곤 ‘찔끔’ 개선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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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I 2026.09.22 13: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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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편안 적용해도 빈곤율 35.87%→35.57%
저소득층 집중 시 34.46%…빈곤완화 효과 더 커
중위소득 30% 미만 빈곤갭 월 84만원
“70% 일률 지급 벗어나 저소득층 더 두텁게”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연간 26조원 안팎이 투입되는 기초연금을 정부 개편안대로 손질해도 노인빈곤율은 0.3%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친다는 분석이 처음으로 나왔다. 정부가 당초 검토했던 ‘하후상박’에서 한발 물러나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수급자의 급여를 삭감하지 않고 저소득 노인의 기초연금을 최대 월 3만원 더 주는 ‘하후 차등지급’을 택하면서 빈곤완화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미지=생성형 AI활용 제작
이미지=생성형 AI활용 제작
22일 더불어민주당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 ‘기초연금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기초연금 개편안을 적용한 노인빈곤율 변화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김 연구위원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35.87%인 노인빈곤율은 정부 개편안을 적용하면 35.57%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폭은 0.30%포인트에 그친다. 빈곤층의 소득이 빈곤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빈곤갭’도 28.71%에서 27.32%로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개편안을 내놓은 이후 실제 제도 변경에 따른 노인빈곤율 개선 효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추산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을 노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달리 지급하는 ‘하후 차등지급’을 도입할 계획이다. 소득 하위 30%에 해당하는 노인 348만명에게는 현재보다 3만원 오른 월 최대 38만원을 지급한다. 하위 30~45% 174만명에게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월 35만9000원을 지급한다. 반면 하위 45~70%에 해당하는 290만명의 기초연금은 월 35만원으로 동결한다.

정부는 당초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수급자의 기초연금을 줄이고 여기서 확보한 재원을 저소득 노인에게 더 지급하는 ‘하후상박’을 검토했다. 하지만 최종안에서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수급자의 명목 급여를 삭감하지 않고 동결하는 방식으로 한발 물러섰다.

김 연구위원의 분석은 이 같은 ‘하후 차등지급’의 노인빈곤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저소득 노인이 빈곤선까지 올라서기 위해 필요한 소득과 현재 소득 간 격차가 컸다.

중위소득 50%를 빈곤선으로 봤을 때 중위소득 30% 미만 노인은 빈곤선까지 월평균 84만4000원이 부족했다. 중위소득 30~40% 노인은 49만2000원, 40~50%는 17만7000원이 부족했다. 정부가 소득 하위 30% 노인의 기초연금을 월 3만원 추가 지급하는 것만으로는 저소득 노인의 빈곤 정도를 크게 완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빈곤갭과 기초연금 인상액은 산정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김 연구위원은 노인빈곤율 자체를 단기간에 크게 떨어뜨리기 어렵다면 빈곤 노인의 소득이 빈곤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빈곤갭을 줄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저소득 노인에게 급여를 보다 집중한 시나리오에서는 정부안보다 빈곤완화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이 제시한 시나리오 1안에서는 노인빈곤율이 현행 35.87%에서 34.46%로 낮아졌다. 1.4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정부 개편안의 35.57%보다 1.11%포인트 낮다.

빈곤갭 역시 정부 개편안에서는 28.71%에서 27.32%로 낮아졌지만 시나리오 1안에서는 26.68%까지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기초연금 수급자의 급여를 삭감하지 않고 저소득층에 월 최대 3만원을 추가하는 정부안보다 저소득 노인에게 급여를 집중하는 시나리오에서 빈곤완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기초연금만으로 모든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와 국민연금, 노인일자리, 근로장려금(EITC) 등을 연계해 저소득 노인의 부족한 소득을 단계적으로 메우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영석 의원, 남인순 의원, 이상은 숭실대 교수, 남찬섭 동아대 교수, 김도헌 KDI 부연구위원,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나연 복지부 기초연금과장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이지현 기자)
김윤(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영석 의원, 남인순 의원, 이상은 숭실대 교수, 남찬섭 동아대 교수, 김도헌 KDI 부연구위원,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나연 복지부 기초연금과장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이지현 기자)
기초연금의 빈곤완화 효과를 높이려면 노인의 70%에게 지급하도록 설계된 현행 목표수급률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기초연금이 노인의 70%를 수급자로 정한 뒤 여기에 맞춰 매년 선정기준액을 역산하는 구조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노인의 소득과 재산 수준이 올라가더라도 70%라는 수급률을 유지하려면 선정기준액도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 연구위원은 “노인의 몇 %에게 지급할 것인가”에서 “어느 정도 수준 이하의 노인을 보장할 것인가로 기초연금의 기준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급자 내부의 하후상박만으로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남찬섭 동아대 교수는 “소득 하위 45~70% 수급자 역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상위층’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초연금 내부의 급여 재분배만으로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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