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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홍콩의 명보 등 중국언론에 따르면 최근 중국사회에서 보이차에 대한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중국의 유명한 과학작가 팡저우쯔(方舟子)가 잡지 ‘과학세계’ 7월호에 ‘차를 마시면 암을 예방할까, 아니면 암을 유발할까’라는 글을 통해 보이차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면서 보이차 유해 여부가 일파만파로 퍼졌기 때문이다.
팡저우쯔는 이 글에서 보이차의 발효와 저장 과정에서 보미톡신과 푸모니신, 아플라톡신 등의 인체에 유해한 곰팡이가 자라기 쉬우며 특히 아플라톡신은 강력한 발암물질이라고 주장했다. 팡저우쯔는 그 근거로 2010년 광저우 질병관리센터 조사와 2012년 난창 질병관리센터의 보이차 조사 때 보이차 샘플에서 아플라톡신 등이 검출한 것을 들었다. 팡저우쯔의 글로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서는 ‘아플라톡신’과 ‘팡저우쯔’가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유지했다. 보이차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면서 중국내 보이차 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고 판매량은 40%가량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중국 내 최대 보이차 산지인 윈난성의 보이차협회는 근거없는 주장으로 보이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큰 타격을입었다며 팡저우쯔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600만위안(약 10억 3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산업정보망 등에 따르면 중국 차(茶)시장 규모는 2015년 약 3000억위안(약 51조원)규모로 보이차는 잎차가 아닌 떡차에 속한다. 떡차는 익힌 찻잎을 찧어서 떡처럼 만든 차로 미생물을 통한 발효 과정을 거치는 것이 특징이다. 보이차를 당나귀에 싣고 윈난성에서 티벳이나 인도까지 나르던 길이 바로 유명한 ‘차마고도’였다. 흑차로 분류하는 보이차는 잎차인 녹차나 우롱차에 비해 대중적인 차는 아니지만 2000년대 이후 보이차에 함유한 갈산이 지방을 분해해 다이어트에 유용하고 노화를 막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는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중국의 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 2008년 대만의 차 명인이라 꼽히는 떵스하이가 보이차를 극찬하는 글을 발표한 이후 수십년 된 보이차에 대한 사재기까지 일어나고 1kg에 250위안(약 4만 3000원) 정도였던 보이차의 고차잎이 600~800위안까지 폭등하는 등 한차례 홍역을 겪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건강기능식품으로 보이차의 성분이 주목을 받으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특히 근래 화제가 되었던 TV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보이차를 음용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보이차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휴럼에서 생산하는 건강기능식품인 ‘황후의 보이차’는 출시 7개월 만에 홈쇼핑 누적 매출 200억을 기록했다. 국내 보이차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불거진 보이차 발암물질 논란이 국내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럼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보이차가 녹차나 커피를 대신하는 차라기 보다 건강기능성 제품으로 상품화가 많이 됐다”며 “발효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기 때문에 보이차 성분을 추출한 제품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보이차 판매업체 관계자는 “보이차 발효과정에서의 발암물질 논란은 이미 2012년에도 한 차례 중국에서 불거졌던 문제였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며 “보이차 애호가들이 크게 문제 삼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보이차의 발효과정 발암물질 논란을 제기한 팡저우쯔는 중국 남부 푸젠성 출신으로 월간지 ‘신위쓰(新語絲)’의 창간자이자 같은 이름의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1999년부터 중국 과학계와 학계 인사의 논문 위조와 부패를 고발하는 글을 써 중국 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