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예치금 요율, 정기예금보다 짭짤…부담 커진 은행 수익성 '골머리'

송주오 기자I 2025.05.28 17:36:34

법 시행 후 이용료율 20배가량 껑충
예치금 이용료 내느라 은행들 '비상'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연 1%대로 뚝 떨어진 가운데 오히려 가상자산거래소가 정기예금 금리를 훌쩍 넘는 연 2%대의 예치금 이용료율 지급하고 있다. 코인 거래소 예치금을 파킹통장 처럼 쓰는 ‘코인 파킹’으로 불릴 정도로 거래소 예치금은 적금, 정기예금과 달리 입출금이 자유롭다. 지난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0.1%에 불과했던 예치금 이용료율이 20배가량 급격히 높아져서다. 다만 가상자산거래소와 제휴를 맺은 은행이 예치금을 운영하면서 이용료를 제공하는 구조인 탓에 은행의 부담만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는 연 2.1%, 빗썸 2.2%, 코인원 2.0%의 예치금 이용료율을 지급하고 있다. 1년 전 가상자산거래소 예치금 이용료율은 0.1%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2%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7월 시행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때문이다. 법 시행 후 각 가상자산거래소는 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예치금 이용료율 경쟁을 펼쳤다. 빗썸은 연 4%까지 제시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가상자산거래소 예치금은 각 가상자산거래소와 제휴를 맺은 은행 계좌에 보관한다.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은 KB국민은행, 코인원은 카카오뱅크다. 각 은행은 예치금은 운용해 수익을 내고 이를 토대로 예치금 이용료를 제공한다. 생색은 가상자산거래소가 내고, 모든 부담은 은행이 지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문제는 예치금 이용료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은행 수익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다. 케이뱅크가 대표적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 507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1억원으로 68% 급감했다. 케이뱅크 수신 잔액(27조 8000억원) 중 업비트 예치금(5조 3600억원) 이용료 지급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똑같이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는 증권사와 비교해도 가상자산거래소는 과도하게 지급하고 있다. 증권사는 예치금 이용료를 시장금리 변동 등을 고려해 분기별로 재산정한다. 하지만 가상자산거래소는 이런 규정이 없어 고정금리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예치금은 대출 등으로 운용하기 어려워 금리 인하기에는 수신이 늘수록 은행 부담만 커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인 파킹’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가상자산거래소가 높은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다”며 “현 구조에서 높은 예치금 이용료율은 은행 수익성을 저해하고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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