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에서 시행한 정책연구용역 ‘국가 예방접종 신규 도입 및 대상 확대를 위한 비용효과 분석’에 따르면 선진국 중 다수가 남아에게 HPV 백신을 무료 접종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1년부터 남아에게 HPV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으며 유럽 다수 국가 또한 남아의 백신 접종을 확대했거나 확대할 예정이다. 2019년 기준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 11개 EU(유럽연합)/EEA(유럽경제지역) 국가가 이미 남아에게 접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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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WHO는 남성의 HPV 백신 접종은 타당하고 경제적이며 비용효과적인 경우에만 권고한다. 정책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9개의 해외 사례 문헌 검토 결과 남아에게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비용효과성이 모호하다고 판단했다. 또 연구진은 현행 무료 HPV 백신(4가 백신) 대비 여아 9가 백신 접종(시나리오 A), 남녀 9가 백신 접종(시나리오 B), 남녀 4가 백신 접종(시나리오 C) 대안의 비용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남아를 추가 접종하는 대안의 추가적인 편익을 낮다고 봤다. 비용이 좀 더 많이 들지만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의미다. 남아 4가 백신 추가 접종 시 연간 294억원, 남녀 9가 전환 시 연간 529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특히 시나리오 A, 즉 여아 9가 백신만 추가로 접종하게 되면 4가 백신과 9가 백신의 교차보호 효과로 장기적으로 HPV 관련 질병의 발생률은 거의 0에 수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HPV로부터의 해방’을 정책적 목적으로 둔다면 가장 비용효과적이며 목적에 합당한 방식은 여아 9가 백신 추가 접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연구진은 남녀 간의 형평성 달성 등의 다른 차원의 가치 역시 중요하기에 국내에서 남아 접종 필요성을 논의할 때 이번 연구 결과가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 국가가 남아까지 접종을 확대한 이유 또한 성평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분명한 점은 남아의 HPV 백신 접종이 효과가 있다. 성평등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가야 할 길을 빙 둘러서 갈지 고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