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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반토막 날 것" 모건스탠리…한달 만에 "우리가 틀렸다"

양지윤 기자I 2024.10.25 16:25:09

"단기 평가 틀렸지만 메모리 사이클 피크 아냐"
목표가 12→13만원 상향…투자의견 '비중축소' 유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나오자 말바꾸기
"애널리스트, AI 전망 빨리 바꾸도록 강요받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반도체 겨울’을 전망했던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한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자신들의 평가가 틀렸다고 인정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은 기존 의견을 유지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숀 킴, 두안 리우 등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노트에서 “SK하이닉스 주식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단기적으로 틀렸지만 메모리 사이클 피크는 아니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렸지만, 투자의견은 여전히 ‘비중 축소’를 유지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15일 ‘메모리-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 보고서와 ‘겨울이 곧 닥친다’ 보고서를 통해 당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비중 축소로 기존보다 2단계 내렸다. 관련 보고서가 시장에 알려진 후 SK하이닉스 주가는 당일에만 6%대 급락했다.

모건스탠리가 한 달 전 보고서의 단기 전망이 틀렸음을 인정한 건 올 3분기 SK하이닉스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액 17조원대,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처음으로 7조원대로 올라선 호실적을 거뒀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는 “빠른 목표 주가 변경은 애널리스트들이 인공지능(AI) 부문에 대한 견해를 얼마나 빨리 바꾸도록 강요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면서 “또한 지난 9월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이 매도 리포트를 내기 이틀 전 SK하이닉스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미공개 정보 이용 가능성을 두고 금융당국의 조사받고 있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짚었다.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는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4분기에도 계속 상승하는 디램 가격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또 다른 전성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단기적으로 탁월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골드만삭스 그룹과 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3.9%까지 상승했다. AI 모멘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하락한 뒤 현재 연초 대비 40% 이상 수익률이 40 % 이상 회복됐다.

특히 전날 실적발표에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이익과 매출을 거뒀다.

보고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구동하는 최첨단 고대역폭 메모리를 공급하는 데 있어 삼성전자(005930)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아시아 경쟁사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 성과를 내며 선전했으나 범용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또한 중국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세인 점, HBM 수요 증가율이 내년 이후에 둔화할 수 있는 점 등을 SK하이닉스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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