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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씨의 범행과 관련해 “상습적으로 보인다”며 “(이씨의 학대 정황이) 지난 10월 이후에만 두 차례, 사건 당일을 포함하면 총 세 차례”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이나 육아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어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한 피해 아동이 평소 밥을 잘 안 먹고 밤잠을 잘 안 잔다는 이유로 체벌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 20분쯤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세 살배기 의붓아들 고(故) B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임신 중인 이씨는 생후 7개월 된 친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은 아버지 A씨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20일 오후 8시 33분쯤 숨졌다. 경찰은 이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 후 23일 구속했다.
자택 압수수색 및 부검, 디지털 포렌식을 마친 경찰은 이씨가 최초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갖고 장기간 의붓아들을 지속해서 학대했다고 보고 혐의를 아동학대살해죄로 변경했다. B군의 부검 결과 직장(대장) 파열이 치명상으로 추정된다는 구두소견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혐의를 당초 아동학대치사에서 아동학대살해로 변경한 것과 관련해 “근거는 부검소견서”라며 “범행 당시 카카오톡으로 이씨가 지인과 주고받은 내용을 보면 (이씨의) 심경을 나타내는 내용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혐의 중 아동학대살해죄는 지난 3월 ‘정인이법’으로 불리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신설된 것으로 법정형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상습아동학대 혐의는 시인하면서도 사건 당일 학대 과정 등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아동학대살해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다고 진술했고, 사건 현장에도 술병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 조사 결과 남편 A씨가 이씨의 학대에 직접 가담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씨가 최근 육아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훈육 명목으로 ‘효자손’으로 B군을 때리는 걸 보면서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무관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전처 C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40cm 높이의 침대에서 B를 발로 밀어 떨어뜨리는 등 학대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아동학대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이 숨진 당일 A씨는 출근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경찰은 이씨가 생후 7개월 된 친딸을 학대한 정황은 찾지 못했다고 밝힌 한편, 부검감정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씨의 도구 사용 여부 및 학대 시점 등을 추가로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