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미국 버클리대가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스카이덱’에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으며 벤처의 메카로 불리는 실리콘밸리로 본사를 이전, 벤처 생태계의 본고장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005930)가 ‘제2의 네이버’가 될 가능성을 가진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에 대한 육성, 지원을 강화한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해 국내 산업체질을 강화하고 미래의 삼성전자와 파트너가 될 기업을 초기단계부터 육성하기 위해서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1일부터 11일까지 ‘2019년 C랩 아웃사이드’ 공모전을 진행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면 어디나 지원할 수 있다”며 “2022년까지 공모전을 통해 100개의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대표적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2012년 이후 36개사 창업
아웃사이드 공모전까지 진화한 C랩은 지난 2012년 삼성전자가 도입한 사내 벤처프로그램이 출발점이다. 국내 최대포털인 네이버도 삼성그룹(삼성SDS)의 대표적인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고 임직원들이 스타트업 형태의 연구 문화를 경험토록 하기 위해 C랩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C랩 과제에 임직원들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독립된 근무공간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할 수 있다. 특히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뿐만 아니라 분사 후 5년 내 희망시 재입사가 가능해 임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까지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247개 과제에 1002명의 임직원(5월말 현재)이 참여했다”며 “36개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창업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C랩을 통해 창업한 36개 기업은 독립 후 190여명에 이르는 인원을 고용했다. 쿨잼컴퍼니 외에도 점차식 소형 메모 프린터를 개발하는 ‘망고슬래브’는 2017년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만드는 ‘링크플로우’는 ‘핏 360(FITT 360)’으로 2018년, 2019년 2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피부를 분석하고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룰루랩’은 올해 CES에서 바이오테크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고 iF와 레드닷 디자인어워드에서도 디자인 부문 수상을 하는 등 국제적으로 높은 제품력을 과시하고 있다.
|
삼성전자는 C랩 운영 노하우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회사 밖의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 대상으로 선정되면 팀당 1년간 최대 1억원의 사업 지원금을 받고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전자 서울 R&D(연구개발)캠퍼스에 위치한 전용 업무 공간에 입주한다. 1년간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외국어 공부용 챗봇을 개발하는 에그번에듀케이션의 문관국 대표는 “외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와 사업역량개발에 집중하려던 차에 C랩 아웃사이드에 뽑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무 공간이나 직원들의 식사 등은 삼성전자가 지원해 일체 신경쓰지 않고 사업생각만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모전을 포함해 2022년까지 100개,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200개 등 3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공모전을 통해 21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분야도 모바일 관련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AI, 헬스케어, VR(가상현실) 등 ICT(정보통신기술) 전반을 아우르는 분야로 확대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스타트업 추가지원을 위해 2022년까지 120억원을 추가 출연키로 결정했다.
한인국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상무)는 “삼성전자와 협력이 가능한 스타트업에는 파트너십 기회도 제공해 함께 성장하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강화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