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북극 대륙빙하 이동 흔적 발견…48만년간 4차례 확장"

북극해 연구지역과 과거 빙하의 움직임 모식도. (그래프=극지연구소)

[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극지연구소는 빙하기 때 북극바다를 덮고 있던 빙하가 움직인 흔적을 찾아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북극해 빙하 존재는 연구를 통해 확인됐지만 구체적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았다.

현재 북극해는 빙하 대신 약 2~3미터 두께 바다얼음으로 덮여 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바다얼음 면적이 줄며 수십 년 뒤 여름이면 얼음 없는 바다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극지연구소 진영근 박사 연구팀은 2016년부터 세 차례 북극 축치해(Chukchi Sea) 탐사했다. 이를 통해 축치해저고원 남쪽에서 기원한 대륙 빙하가 중기 플라이스토세(약 48만년 전) 이후 네 차례 확장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축치해 빙하는 초기 북서쪽으로 확장하다가 빙하기가 절정에 달하며 동시베리아해에서 뻗어나온 빙하와 합쳐져 중앙 북극해 쪽으로 방향이 틀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최대 100미터 깊이 해저지층 탐사자료를 50㎝ 이하 고해상도로 분석해 빙하가 확장하며 쌓인 대량의 해저퇴적물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3차원 정밀 해저지형도를 작성해 빙하 움직임을 해석했다.

연구가 진행된 태평양 쪽 북극 바다는 대서양 쪽과 비교해 바다얼음이 두꺼워 접근이 어렵다. 지구온난화로 바다얼음이 녹고 활동 반경이 늘어나며 2010년 들어 관련 연구가 활발해졌으며 우리나라는 쇄빙선 아라온호로 탐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과제 북극해 해저자원환경 탐사 및 해저메탄방출현상 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4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오는 7월 아라온호를 타고 다시 북극 항해에 나서 지구물리 탐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극지연구소 김수관 박사(제1저자)는 “추가 탐사로 해저 지형자료를 확보하고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빙하 확장이 해저환경 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기 위해 관련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