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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81%를 ‘터치’한 후 4.795%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무려 11.2bp(1bp=0.01%포인트) 이상 오르며 2007년 10월 15일 기록한 4.719% 이후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틀 연속 10bp 이상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중장기 물가 및 성장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반영하는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데이터가 계속 나오면서 금리가 계속 치솟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게 견고한 노동지표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 민간기업 구인 건수가 4개월 만에 다시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880만건)를 웃돌았다. 민간기업 구인건수는 지 4월 1032만건을 찍은 이후 5월(962만건) 6월(917만건) 7월 (892만건)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여전히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나온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보다 강화했고, 결국 장기물 국채금리를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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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월가는 지난해 말 영국 국채(길트)시장을 뒤흔든 ‘채권시장 자경단’이 등장했다는 분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을 보고 국채를 대량 매도해 수익률을 올리는 이들에 미 장기채가 표적이 됐다는 지적이다.
1984년 이 용어를 만든 장본인인 야데니리서치 대표 에드 야데니는 이날 ‘행진하는 채권 자경단’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연방 정부의 늘어나는 적자 규모가 채권의 공급을 수요보다 다 많이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이는 채권 자경단이 시장에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 이들 무리가 미 국채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하이일드 시장이 다음 차례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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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10년물 국채금리가 5%까지 오를 것이라는 주장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채권 전략가인 로렌스 길럼은 “경제지표가 올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침체가 없을 것이란 신호를 계속 보내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25~5.5%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6일 발표될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탄탄할 경우 단기간에 장기물 국채금리가 5%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 황제’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7%라는 수치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는 전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금리가 5%로 갈 것이라고 (지난해) 내가 말했을 때도 사람들은 ‘정말로 가는 것이냐’라고 물었다”며 “7% 금리는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장기물 국채금리가 치솟으며 이미 부동산시장에는 경고음이 울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모든 자산가격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만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덩달아 오른다. 이날 부동산 전문매체인 ‘모기지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7.72%까지 오르며 8%에 육박하고 있다. 올초 6%초반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상승세다.
일각에서는 올 초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도 나온다. SVB는 장기채를 상당수 보유하다가 금리상승에 따라 미실현손실 발생하면서 대규모 ‘뱅크런’ 사태를 겪었다. 에릭 로젠그린 전 보스턴 연은 총재는 “국채와 모기지 증권을 가진 은행들이 상당한 미실현손실을 보고 있을 것”이라며 “3분기 손실 규모가 불편할 정도로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주요 지역은행주식을 묶은 KBW지역은행지수(KRX)는 2%가량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