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두호두’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24일 국내에 정식 출시한 캐주얼 게임이다. 인지기능 측정과 디지털 치료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벨루가가 서울대 의과대학 연구진, 인지과학자, 뇌공학자 등과 함께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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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된 연구는 게임 개발 경험이 있는 김종윤 벨루가 대표와의 만남으로 구체화됐다. 당시 카카오게임즈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재직하며 창업을 준비하던 김 대표와 공동 연구를 시작했고, 이후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박사인 주혜연 연구팀장이 합류했다.
민 교수는 “과거에도 인지 재활이나 치료에 게임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학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는 재미가 부족해 이용자가 꾸준히 사용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게임은 역시 전문가가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치매 발병 이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해보자는 목표로 창업했다”며 “연구 과정에서 조기 발견을 위한 인지 측정 서비스 ‘브레인 오케이’를 먼저 만들었고, 그 다음 단계로 게임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재미 51%, 효용성 49%…5대 인지기능 게임으로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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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수수께끼, 다른 그림 찾기 등 익숙한 캐주얼 게임 방식을 적용하고 미션 챌린지와 소셜 랭킹 등 경쟁·보상 요소도 넣었다. 이용자는 짧은 게임을 반복해서 즐기면서 자신이 어떤 인지 영역을 주로 활용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게임의 방향을 “재미 51%, 효용성 49%”라고 표현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도 이 균형을 맞추는 일이었다. 연구진은 각 게임이 어떤 인지기능을 자극하는지 최대한 정확하게 설명하려 했지만, 정보가 많아질수록 기존 인지훈련 프로그램처럼 딱딱해질 수 있었다.
주혜연 연구팀장은 “연구자로서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재미없는 인지훈련의 모습에 가까워졌다”며 “게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설명의 양과 노출 방식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억력 게임의 재미를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 범인을 찾는 ‘용의자K’, 물건의 위치를 기억하는 ‘정리의 달인’ 등을 통해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기억을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김 대표는 “기억력 게임은 호기심에 한두 번 해볼 수는 있지만 강제로 외우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를 줘 오래 이용하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어떻게 하면 기억을 활용하는 과정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지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중장년층 예상했는데 2030이 절반 넘어…게임 데이터도 연구 자산
흥미로운 것은 실제 이용자층이다. 개발진은 인지기능 관리라는 서비스 특성상 중장년층 이용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20대와 30대 이용자가 전체의 63%를 차지한다.
20대가 33%, 30대가 30%다. 치매 예방이라는 무거운 접근보다 캐주얼 게임이라는 익숙한 형식이 젊은 세대에도 부담 없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을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는 향후 인지 연구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민 교수는 “기존 임상에서 이뤄지는 인지검사는 마지막에 나온 점수만 보여주지만, 게임에서는 이용자가 검사 중 멈칫하는 순간이나 속도, 실수가 발생하는 지점 등 중간 과정까지 데이터로 남길 수 있다”며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을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벨루가는 서비스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축적해 인지 연구를 확대하고 디지털 치료제로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데이터를 쌓고 개선한 뒤 내년이나 후년쯤에는 디지털 치료제에 도전하겠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인지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인간의 뇌를 이해하는 새로운 연구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억 단위의 인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방대한 데이터와 AI를 결합하면 인간의 두뇌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고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특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벨루가는 내년 봄 ‘오늘두호두’ 영어판을 출시할 계획이다. 언어능력이 주요 인지 영역에 포함되는 만큼 단순 번역이 아니라 언어별 특성에 맞춰 콘텐츠를 새롭게 설계한다. 이후 일본어·스페인어·중국어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