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함께 세계유산여행] 수원 화성에서 정조의 숨결을 느끼다

트립in팀 기자I 2018.04.03 15:02:32


[이데일리 트립 in 조정화 기자] 2019년은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현재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는 우리나라 세계유산은 12개나 된다. 트립in은 서울과 수도권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세계유산 연재를 기획,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을 비롯해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먼저 서울을 시작으로 가족·연인들이 함께 가볼만해 왕릉 테마 여행을 코스별로 연재한다.

■수원화성에서 정조의 숨결을 느끼다.

1796년 수원축성, 그로부터 불과 4년 후, 정조임금은 승하하였다. 48세의 춘추였다. 수원시는 물론 우리나라의 자랑인 세계유산 수원화성을 완성하고, 정조임금은 1800년에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조선 임금 가운데 정조에 대해 각별한 관심이 많은 이유는.

정조임금이 완성된 수원화성을 보시고 ‘아름다움이 적을 능히 이긴다’며 크게 기뻐하셨다는 기록은 그 아름다움이 적을 압도할 정도였음을 실감케 한다. 한양도성 길이의 삼 분의 일밖에 안되지만, 훨씬 많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수원화성을 빛나게 한다. 그중에서도 축성 마지막 단계에 완성된 봉돈과 동북공심돈은 수원화성 건축물의 백미로 꼽힌다.



수원화성의 봉돈은 산 정상에 별도로 설치된 다른 봉수대와 달리, 성곽을 연결하는 하나의 구조물의 역할도 겸한다. 그것도 동쪽엔 파란 깃발, 서쪽엔 붉은 깃발을 거느리고 말이다. 정조임금은 가끔 아버지 사도세자가 있는 현륭원 참배를 위해 수원화성 행궁에 머물 때, 팔달산 정상에서 반대편 봉돈을 바라보면서, 다섯 개의 구멍 가운데 몇 개에서 횃불이 타오르는지를 감찰하며, 궁 밖에서도 전국이 평화로운지를 살폈다고 한다.

또 다른 백미의 하나인 동북공심돈은 중국 공심돈 건축기법을 따르지 않고 독창적으로 건축된 우리나라 성곽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성곽 건축 내부의 중심이 비어있는 돈대라는 의미의 공심돈(空心墩)이라는 어려운 이름 대신 아이들에게는 소라 각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는 소라를 연상하게 만드는 내부의 나선형 구조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500년 조선의 부흥기, 당파싸움으로 좌초되어 가던 조선을 다시 일으켜 세운 정조와 그의 할아버지 영조는 귀감이 될 만한 군왕이었다. 그러나 그 성대한 업적의 역사가 요구했던 것은 조선 역사의 최대 비극이었다. 너무도 잘난 아버지와 아들을 둔 사도세자는 세자임에도 왕이 될 운명을 등지고 죽어야만 했다.

역사의 패러독스 아니면 아이러니일까? 정조임금의 죄책감과 슬픔이 만들어 낸 효심과 성군이 되고자 했던 치열한 노력의 흔적들은 이제 모두 세계유산이 되어있다. 역적의 아들이 왕이 된 불안감과 측근 세력을 키우고자 만든 규장각이 있는 창덕궁, 지금은 바로 가까이 누워 함께 영면하고 있는 융건릉, 그리고 정조임금의 철학과 꿈이 새겨진 수원화성이 그것이다. 정조임금이 써 내려간 파란만장한 역사의 산물은 세계적으로 탁월한 가치가 되어 세계인의 보물이 되었다.

수원화성을 방문한다면,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에 올라서서 앞쪽에 있는 정조대왕의 동상에 인사하고 동남쪽의 봉돈과, 동북쪽의 동북공심돈을 바라보기를 권한다. 봉돈의 다섯 구멍 가운데 한 개의 구멍에서만 연기가 나오기를 기원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정조임금이 그의 아버지와 나란히 행복한지를 확인하고 싶어지면, 30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 융릉과 건릉도 참배하시라.

1) 자가운전

- 수원화성: 서울 강남에서 30분

동수원 IC - 경기대학교 후문 방향 - 경기도경찰청 - 창룡문 사거리 - 연무대 주차장

- 융건릉: 연무대 주차장에서 20분 소요

연무대 주차장 - 1번 국도 - 동수원사거리 - 수원 터미널 - 비상활주로 - 병점사거리 - 안용중학교 - 용주사 - 융건릉

2) 대중교통

- 수원화성: 수원역에서 15분 소요

수원역에서 400번 버스탑승 - 창룡문 사거리 정거장에서 하차

- 융건릉: 행궁사거리에서 30분 소요

행궁사거리에서 26번 버스 탑승 - 융건릉 주차장에서 하차

- 화성궁식당(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

모두 국산 재료로 정성껏 요리한다. 주요 메뉴는 뚝배기 불고기,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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