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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떨어지고 증시자금 줄어드는데…주식계좌는 왜 계속 늘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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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6.08.21 14: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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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자금은 줄어드는데 주식계좌 수는 역대 최고치
투자금 줄여도 계좌는 유지...주식 '기본 금융생활' 자리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증시가 조정을 받고 투자자들의 대기자금도 빠져나가고 있지만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주가 상승기 대거 증시로 들어온 투자자들이 조정 국면에서도 계좌 자체를 닫지는 않는 데다, 개인 한 명이 여러 증권사 계좌를 보유하는 ‘다계좌 시대’가 자리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 및 코스닥, 개별 종목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 및 코스닥, 개별 종목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1억1085만개로 집계됐다. 6월 말 1억967만개보다 약 118만개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19일 기준 1억1148만개로 사상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를 뜻한다. 단순히 개설돼 있는 계좌가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실제 거래가 이뤄진 계좌라는 점에서 개인의 증시 참여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

증시 조정에도 증가세는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말 9191만개였던 활동계좌는 1년 만에 약 1893만개 증가했다. 증가율로 따지면 20.6%다. 지난해 말 9829만개에서 올해 1월 처음 1억개를 넘어선 뒤 3월 1억367만개, 5월 1억7244만개, 7월 1억1085만개까지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최근 증시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코스피는 5월 말 8476.15에서 6월 말 8476.48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7월 말 6595.45로 한 달 사이 22.2% 떨어졌다.

증시 주변자금 역시 빠르게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5월 말 131조5856억원에서 6월 말 121조6340억원, 7월 말 104조1354억원으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두 달 만에 약 27조4500억원, 20.9%가 빠져나간 셈이다. 7월 한 달에만 약 17조5000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떨어지고 시장에 들어와 있는 돈도 줄어드는데 계좌는 오히려 늘어나는 다소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계좌 수’와 ‘투자자금’의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자금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늘고 줄어드는 대표적인 증시 대기자금이다. 반면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한 번 늘어난 계좌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누적 지표에 가깝다.

특히 개인 투자자 한 사람이 여러 증권사의 계좌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하면서 계좌 수와 실제 투자자 수 사이의 간극도 커지고 있다. 주식거래활동계좌가 1억개를 넘어섰다고 해서 국내 주식투자자가 1억명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증권사별 이벤트와 수수료 경쟁을 통해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놓은 투자자가 많고,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금계좌 등을 목적에 따라 나눠 사용하는 투자자도 늘었다. 공모주 청약을 위해 여러 증권사의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계좌 증가를 이끄는 요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식 투자가 일종의 ‘기본 금융생활’로 자리잡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하락한다고 주식계좌를 해지하기보다는 거래 빈도와 투자금액을 줄인 채 계좌를 유지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기 추세로 보면 주식거래활동계좌 증가세는 증시 방향과 상당 부분 분리돼 있다. 2023년 8월 말 7550만개였던 활동계좌는 2024년 7월 8350만개, 지난해 7월 9191만개를 거쳐 올해 7월 1억1085만개까지 늘었다. 약 3년 사이 46.8% 증가했다.

반면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상황에 훨씬 민감하게 움직였다. 지난해 7월 말 68조6852억원에서 증시 상승과 함께 올해 5월 131조5856억원까지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가 시장이 조정을 받자 두 달 만에 104조원대로 내려왔다.

결국 최근의 흐름은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과 ‘주식투자를 그만두는 것’이 더 이상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 을 보여준다. 시장이 좋을 때는 돈을 적극적으로 집어넣지만 분위기가 바뀌면 자금부터 빼고 계좌는 남겨놓는 것이다. 증시를 완전히 떠났다기보다 다음 투자 기회를 기다리는 ‘휴면 직전의 투자자’가 그만큼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사상 최대를 경신하는 활동계좌 수만으로 개인투자자의 투자 열기가 계속 강해지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계좌 수는 계속 늘지만 실제 증시에 투입되는 자금은 오히려 줄어드는 최근 흐름이 이를 보여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보다 한 사람이 여러 증권계좌를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져 활동계좌 증가를 신규 투자자 증가와 동일하게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시장에 대한 실제 투자심리를 판단하려면 예탁금이나 거래대금 등 자금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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