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일부 승소한 입양인 측도 정부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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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입양기관의 후견인으로서의 보호 의무가 언제 종료되는지가 쟁점”이라며 “원고와 피고, 재판부의 판단이 모두 달라 고등법원의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억원 배상 판결에 대한 강제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8부(재판장 박준민)는 1979년 미국에 입양된 신송혁(46·미국명 애덤 크랩서)씨가 홀트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2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홀트)는 원고에게 1억원을 지급하고 소송 비용 역시 부담하라”고 밝혔다.
이어 “(신씨가)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홀트가) 인지하지 못하는 등 후견인으로서 보호 의무와 국적취득 확인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의무를 다했다면 원고가 성인이 될 때까지도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해 강제 추방되는 결과가 초래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홀트는 후견인 직무가 종료된 시점을 신씨의 미국 도착 시점으로 봐야 하며, 국적취득 확인·보호 의무는 2012년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신설됐기 때문에 그 이전의 국외 입양 사례인 신씨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소멸시효 10년이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씨가 미국에서 추방된 2016년 11월부터 시효가 시작된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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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가 제기한 정부 측 배상 요구에 대해서도 “특정 당사자가 직접 권리침해 또는 의무 위반을 주장할 사안으로 볼 수 없다. 정부가 고의 또는 과실로 홀트의 관리·감독 의무를 위반했다고도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신씨 측은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1심 판결에 불복해 1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신씨는 3세이던 1979년 미국에 입양됐지만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했고 1986년 파양됐다. 그는 시설을 전전한 뒤 1989년 미국의 또 다른 가정에 입양됐고 16세에 다시 파양됐다.
이 과정에서 신씨는 미국 시민권을 제대로 신청하지 못했고 2015년 영주권 재발급 과정에서 청소년 시절 범죄 전과가 발견돼 2016년 11월 한국으로 강제추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