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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층과 권리당원이 가장 사랑하는 전직 대통령이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일보가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전직 대통령 호감도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40%를 얻으며 압도적 1위였다. 2009년 비극적 서거 이후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현상과 노 전 대통령 사후 참여정부 시절 주요 정책이 재평가를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박정희(24%), 김대중(10%), 문재인(6%) 전 대통령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의미심장한 대목은 민주당 핵심 지지세력은 40·50대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50% 이상이었다는 점이다.
당권주자들이 ‘노무현 러브콜’을 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다가 최근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검찰개혁 논란과 관련해 참여정부 당시 검찰개혁 실패 및 이후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가 오버랩되면서 민주당 전대 국면에서 ‘노무현 이슈’는 더욱 뜨거워졌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의원까지 참전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지난 주말 열렸던 민주당 전대 충청권·부울경 순회 경선은 당권주자들의 ‘노무현 구애’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와 정 후보는 전대 초반 장군멍군을 주고받으며 거친 설전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2002년 대선 당시 후단협 사태를 사과·반박했고 정 후보는 노사모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세의 고삐를 쥐었다.
김 후보는 충청권 순회경선에서 “명청대전 연장전은 민주당의 지옥이고 그 지옥문을 닫아야 한다”며 정 후보의 자기정치 폐해를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는 “최악의 자기 정치는 2000년 노무현을 배신하고, 정몽준에게 날아간 것”이라며 김 후보의 과거 ‘정몽준 후보 지지’ 선언을 맹비난했다.
양측의 파열음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울경 경선에서 더 커졌다. 정 후보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파기를 예로 들며 “그날 밤 김민석은 누구 편이었나. 한 번 배신하면 또 배신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후보는 “2008년 최고위원이 돼 봉하를 찾았을 때 노 대통령님께서는 ‘이제 역사적 화해가 됐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 후보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 “2002년 후보 단일화와 탈당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노무현 대통령님과 노사모를 비롯한 모든 분께 다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전대 초반 이른바 적통논쟁을 주도했던 송 후보 역시 최근 광주 무등산에 위치한 ‘노무현의 길’을 걸으며 2002년 대선 당시 후보 수행실장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노무현 이슈’를 둘러싼 해프닝도 속출했다. 범여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은 내가 죽여버리겠어’라고 김 후보가 말했다는 과거 기사가 확산하자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으로 해당 기사의 작성자였던 김의겸 의원이 직접 등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24년 만에 쓰는 정정 기사”라며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검찰개혁 이슈도 노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검찰개혁 강경파인 정 후보는 지난달 31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와 관련, “국회 문턱을 넘은 개혁법안을 우리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대통령님 영전 앞에 고이 바친다”고 개혁성과를 강조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의원은 “노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시절 소위 ‘검수완박’을 추진한 적이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선택을 정치적 노리개로 쓰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뜻과 정치를 왜곡하지 말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문제는 민주당 전대가 미래비전과 민생경제보다는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지나친 적통 논란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당권주자들의 노무현 구애 경쟁이 전대 막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이라크파병 등 국익 우선 정책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아니더라도 진짜 존경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역대 민주당 전대와 비교해도 이번 전대에서 ‘노무현 프레임’은 과도한 편이다. 특히 현직 대통령이 아닌 전직 대통령이 가장 중심에 서는 전대 역시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