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우리가 졌는데"...'일타 강사' 마저

박지혜 기자I 2025.01.20 23:19:47

'尹 대학동기' 선관위 사무총장 반박에도...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 씨가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고 법원에선 폭동이 일어난 다음 날 “나라의 혼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초래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 씨 (사진=유튜브 ‘꽃보다 전한길’ 캡처)
구독자 65.2만 명을 보유한 전 씨는 지난 19일 유튜브 ‘꽃보다 전한길’에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전 씨는 이 영상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군이 국회에 280명이 투입됐고, 선관위에는 국회보다 더 많은 297명이나 투입됐다고 해서 모두가 어리둥절했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 당사자가 선거에 떨어진 것도 아니고, 당선된 대통령으로서 조사해서 더 이득 볼 것도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강사로서 선관위에서 근무하고 있는 수많은 제자 생각도 나 많은 자료를 찾아보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이자 공무원인데, 감사원의 감사에도 반발하고 북한의 사이버 테러와 해킹 의혹을 조사하고자 하는 국정원의 조사마저도 거부했다”며 “선관위가 이렇게 절대 권력기관이라는 것에 놀랐다”고 했다..

전 씨는 선관위의 사전 투표와 전자 개표 방식에 대해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도 대만처럼 전자 개표가 아니라 수작업으로 진행해보자”고 말했는데, 이미 22대 총선에서 수작업 개표 방식을 도입했다.

분류기가 정당과 후보자별 투표지를 분류하면 수검표 담당이 표를 일일이 손으로 확인하고 다시 한번 계수기로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지난 총선 비례대표 용지는 분류기를 쓰지 않고 수개표로만 진행됐다.

앞서 선관위도 투표지 분류기가 보조 수단일 뿐이라고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에 이어 체포영장 집행 후에도 자필 편지를 통해 ‘부정 선거 의혹이 계엄 선포의 배경이었다’는 논리를 되풀이했다.

선관위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내란혐의 국조특위에서 “(국정원이)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부정선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며 “국정원이 점검 결과를 발표한 다음 최종적으로 국정원에서 지적했던 보안 미흡 사항에 대해 1차, 2차 점검을 통해서 33.5에서 70점 가깝게 보안 점수를 향상 시킨 상태에서 22대 총선이 치러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사무총장은 “헌법재판소나 법원이 우리 서버에 대한 부분을 검증하겠다고 하면 검증 절차에 응할 것”이라며 “형사사건 수사 과정에서 서버를 보시겠다고 하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라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응할 의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 현안질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으로부터 터 ‘윤 대통령이 부정선거와 관련해 물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판사 출신인 김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학교 법대 79학번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2년 차인 지난 2023년 7월 임명됐다.

김 사무총장은 ‘부정선거 의혹 때문에 계엄까지 왔다는데 설명할 기회가 없었느냐’는 질문엔 “그런 기회는 없었다”며 “지금과 같이 국론이 분열된 사태에 선관위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관위가 중립성 시비에 걸리면 선거 관리를 의심받게 되기 때문에 최대한 양 정당에 오해를 사지 않도록 나름 중립을 지키려 노력하다 보니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한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대통령 선거, 저희가 졌는데 그 선거도 (윤 대통령 측이) 부정 선거라고 얘기하면 할 말 다했지 않는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MBC 라디오에서 진행자가 “부정선거 논리에 대해 말이 안 되는 걸 느끼는 사람들도 (의혹을) 자꾸 얘기하니까 ‘뭐 있었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하자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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