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서 새로 발생한 무력 충돌, 우크라 관심 줄어들 수밖에”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중동 지역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의회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9일(현지시간) “미국은 군사 지원이 늘어난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패권을 주장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GT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은 이미 예산 상황이 빡빡하고 내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원조를 삭감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봤다. 중동에서 새로운 군사 분쟁이 발생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갑작스러운 이스라엘 사태는 미국의 외교 정책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국제 문제를 처리하는 백악관의 효율성에 더욱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GT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변화할 수 있음을 예측한 것이다.

러시아는 중동의 이스라엘 사태로 서방 지역의 관심이 쏠리는 것을 기회로 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지난 8일 러시아는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을 이미 이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중국 외교대학의 리하이둥 교수는 환구시보에 “중동의 변화는 우크라이나 현재 상황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제한적 범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서방 동맹국들에게 우크라이나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반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