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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남 KT 디지털물류사업담당 상무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물류는 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혈관 같은 역할”이라며 “1년 전부터 KT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화물 중개 운송 플랫폼 ‘브로캐리’의 AI·빅데이터 역량을 통해 솔루션과 플랫폼의 기술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물류 산업은 농업보다도 디지털화가 되지 않은 ‘마지막 아날로그의 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수기와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과거의 관행을 답습해왔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퍼스트마일(제품이 물류거점으로 배송되는 단계)과 라스트마일(최종 목적지 배송 단계)을 잇는 미들마일(기업간 운송 단계) 시장은 대부분의 업무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져 운송 시간과 수반되는 비용을 효율화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디지털화를 꺼리는 산업 특성까지 더해져 좀처럼 공략하기 어려운 대표적 영역으로 여겨져왔다.
김 상무도 사업 초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가 ‘브로캐리’를 출시했을 때 처음엔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다”며 “물류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프로세스(과정)을 갑자기 바꾸면 손해가 크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브로캐리’를 앞세운 KT는 미들마일 시장의 벽을 허물었다. 브로캐리는 화물을 보유한 화주와 운송을 담당하는 차주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KT가 보유한 기술력으로 효율화를 구현한다.
화주에게는 AI 추천요금과 배차 최적화를, 차주에게는 맞춤형 물량을 제공해 공차(빈차) 운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운송 요금 100% 익일결제 보장도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브로캐리’ 2.0 업데이트로 AI 기능이 대폭 강화되면서 사용자 체감 효과가 더 커졌다. AI 추천 요금뿐만 아니라 △AI 운송 관제 △AI 화물 추천 △AI 화물차 길안내 등 다양한 기능을 고도화한 덕분이다. 소소하지만 현장의 요구가 많았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선, 동일 ID 다중 접속 등 기능도 추가됐다.
김 상무는 “플랫폼을 직접 사용하는 현장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했다”며 “AI 화물 추천의 경우 차주가 입력한 보유한 차종이나 선호하는 지역을 바탕으로 추천했다면, 2.0에서는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으로부터 확보한 선호 왕복 루트, 운송 물량 등을 AI가 분석해 추천해준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여간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 결과, 플랫폼의 성과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브로캐리’는 전년 동기대비 누적 차주 가입자가 350%, 화주 가입자가 207% 늘었다. 월 주문처리 건수 또한 전년 동기대비 706% 성장률을 기록했다.
향후 목표는 기술 고도화와 미들마일 시장 구성원들과의 상생 체계 조성이다. 김 상무는 “솔루션과 플랫폼의 기술 차별화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 물류 산업을 혁신하고 디지털화하는데 앞장서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화주, 차주들과 기술의 효과를 함께 공유하고, 상생하는 체계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