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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글로벌과 바이오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자회사 휴온스바이오파마는 보툴리눔 톡신 ‘휴톡스(HUTOX, 국내명 리즈톡스)’의 중국 독점 공급사 아이메이커로부터 총 155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아이메이커가 휴온스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는 휴온스바이오파마의 주식 총 400만주 중 42만주를 약 535억원에 매입하고, 휴온스바이오파마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80만주를 약 1019억원에 취득하는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때 휴온스바이오파마 지분율은 휴온스글로벌이 74.6%, 아이메이커가 25.4%를 보유하게 된다.
아이메이커의 이번 투자는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에 앞서 휴온스그룹과의 파트너십을 견고히 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로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이뤄졌다. 아이메이커는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8년 휴온스글로벌과 10년간의 휴톡스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파트너십 관계를 맺었다.
양사는 제품 출시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휴온스 글로벌은 최근 중국 임상사이트 차이나드럭트라이얼즈에 휴톡스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중국 임상 3상 시험계획을 공개했다. 임상시험을 주도하는 베이징대학교 제1병원의 임상연구 윤리위원회가 휴온스의 3상 데이터를 공식 승인한 내용이다. 지난해 5월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NMPA) 의약품평가센터(CDE)로부터 휴톡스의 임상 3상을 승인받은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다소 지연되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환자 투약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는 품목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이와 더불어 휴온스는 현지 출시 전 아이메이커의 3000여개 피부과·성형외과 병의원 네트워크를 통해 사전 물밑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지앤 쥔 아이메이커 회장의 특별고문인 홍태화 사장은 “2018년 휴톡스의 중국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한 이래 매우 순조롭게 현지 임상과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휴온스그룹과 신뢰를 쌓았다”며 “중국 임상 3상 진입이 가시화된 현시점에서 휴온스그룹과 미래 지향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中 의료 미용 시장, 2025년 55조원으로 성장…휴젤·대웅도 진출
중장기적으로는 휴온스그룹의 필러, 의료기기, 화장품 등 에스테틱 포트폴리오 전반으로 협력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중국 안과 시장 공략을 위한 더 심도 있는 사업 제휴 논의도 이어간다. 중국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과 의료 미용 시장이 고성장을 거듭하는데 따라서다. 현재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5년 약 1조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반은 중국의 의료 미용 시장이 2024년 490억달러(약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대로라면 중국 시장은 2024년에 세계 의료미용 시장의 25%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윤성태 휴온스그룹 부회장은 “이번 투자로 한층 강화된 파트너십이 보툴리눔 톡신을 포함해 약 3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중국 미용 의료 시장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이메이커와 손잡고 휴온스그룹의 중국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전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의료 미용시장의 성장세를 겨냥해 현지 진출에 나서는 것은 휴온스그룹뿐만이 아니다. 앞서 휴젤은 지난해 10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중국 수출명) 품목 허가를 획득하면서 중국 진출을 알렸다. 지난 3월 상하이에 ‘휴젤 상하이 에스테틱’ 현지 법인을 설립해 체계적인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4월에는 항저우, 우한부터 선전, 청두, 베이징까지 중국 주요 5개 도시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레티보 론칭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올해 현지 시장점유율 10% 이상, 3년 내 3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역시 중국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앞세워 진행 중인 임상 3상을 연내 완료하고 품목허가 신청(NDA)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해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를 넘어섰다”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중국이 필수재에서 점점 질 높은 삶을 위한 서비스로 소비 수요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은 이미 미용과 건강관리 분야에서 기술과 경험을 축적했다”며 “중국의 전체 소비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기회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