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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IMF-WBG 합동 연차총회가 열리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미국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 및 고금리 장기화 논쟁에 대해 “고금리 장기화가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체제가 되고 있지만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해 장기침체 요인이 상당히 높다”며 “고금리 장기화라는 글로벌 요인이 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축소를 얼마나 상쇄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 1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이 총재는 성장 등보다 물가 안정에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성장 및 기타 요인보다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은 3%대를 기록하고 내년말까지 목표치(2%)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그동안 연말 물가상승률이 3% 안팎을 보일 것이라고 밝혀왔으나 이날은 3%대라며 좀 더 높게 잡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할 우려 등이 있지만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3.3%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소비자물가, 근원물가가 어떻게 될지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4.2%로 보지만 이 총재는 4.5%로 전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 둔화는 한국 경제에 부담이지만 반도체 가격이 바닥에서 오르고 있는 점은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전망에 대해선 8월 전망 수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올해는 1.4%, 내년엔 2.2%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한국 경제 악영향은 구조개혁 등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중국에서 장기간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받아왔고 중국의 빠른 성장으로 특수를 누렸지만 중국의 산업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우리나라가 일본을 따라 잡은 것처럼 중국도 그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개혁과 공급망 및 시장 다양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