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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단종레 도입 필요성 있었지만…국민께 심려 끼쳐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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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기자I 2026.10.08 13: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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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국감] 해외 상품과 규제 격차·자금 유출에 도입 불가피론
여야 도입 필요성 시각차…출시 시점·투자자 보호도 질타
54조 손실 추산에 "부정확"…'2.3조' 손실 놓고 의원 간 공방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엔 "글로벌 반도체 등 복합적 요인"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관련해 당시 해외 투자자금 유출과 외환시장 불안 등을 고려하면 정책적 필요성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상품 출시 시점과 투자자 보호 대책을 보다 세심하게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은 수용했다. 국회에서는 투자자 손실 규모와 주가 변동성 확대의 원인,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적절성 등을 둘러싼 질의가 이어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외 투자자금 유출 가속…도입 필요성 있었다”

이 위원장은 8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경위를 묻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도입 필요성은 있었다”며 “정교하게 더 살폈어야 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종합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2022년 미국에서, 2025년 홍콩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됐지만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출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당시 언론과 연구기관에서도 국내 도입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로 자금이 유출되고 환율도 급등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비판받았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금융당국이 도입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짚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당시 해외 투자 수요와 규제 차익 문제를 거론했다. 박 의원은 “2020년 1%에 불과했던 해외 고위험상품 투자 비중이 2024년에는 12%까지 증가했다”며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해외투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증가할 때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도 0.7%포인트 정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장치와 소비자 보호장치가 부족했고 출시 시점도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과 홍콩에서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미 거래되고 있었고 국내 투자자들도 투자하고 있었기 때문에 규제 차익 해소 차원에서라도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도입 취지와 다르게 결과적으로 여러 상황을 만든 데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시 해외에는 있는데 왜 국내에서는 금지하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특정 해외 상품의 경우 국내 투자자 비중이 40%에 이를 정도로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상품 출시 시점과 투자자 보호 대책을 보다 신중하게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너무 빨리 출시한 것 아니냐. 좀 천천히 하는 게 맞지 않았겠느냐”며 “교육도 더 시키고, 활황장뿐 아니라 안정화된 시장이나 하락장에서도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봤어야 하지 않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당시 외환시장이 굉장히 어려웠다. 환율이 1500원을 뚫느냐는 얘기가 나왔고, 일부 언론에서는 제3의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경제장관들의 인식은 해외로 자금이 계속 유출되고 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었다”며 “2024년에는 100억달러였던 것이 2025년에는 300억달러로 늘었고, 2025년 11월에는 전년 같은 달 10억달러였던 유출 규모가 한 달 만에 60억달러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4조 손실 추산에 “부정확”…2.3조 손실도 원인·규모 공방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와 원인을 둘러싼 질의도 이어졌다.

박홍배 의원은 “국민연금 182조원 손실, 투자자 피해 54조원, 매매 손실 2조3000억원 등 과장된 얘기들이 나온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한 투자자 피해액이 54조원이라는 것이 금융위의 입장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출처가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은행으로 알고 있는데, 공식적인 분석이 아니라 트레이딩 부서의 비공식 시장 논평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익이 난 부분은 차감하지 않고 손실 부분만 단순 합산한 것 아니냐”며 “대상 자체도 단일종목 레버리지만이 아니라 전체 레버리지형 상품을 포함했고, 해외 상장 상품까지 포함돼 범위가 너무 넓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부정확하기 때문에 해당 회사도 공식적으로 자신들이 분석했다고 얘기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이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주요 증권사 10곳에서 개인투자자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을 매매해 확정한 손실은 2조3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를 놓고도 해석이 엇갈렸다. 박홍배 의원은 “매매 실현손실 2조3000억원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이것 역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만이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초자산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했고 레버리지 구조가 적용된 만큼 손실의 절반 정도로 보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최은석 의원은 “2조3000억원은 아주 일부분”이라며 “이미 매도해 손실이 확정된 금액이고 개인의 평가손실과 기관·연기금의 손실은 계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가 하락에도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 중인 투자자의 평가손실 등이 빠져 있는 만큼 전체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가 변동성 확대도 단종레 탓?…“복합적 요인 작용”

주가 변동성 확대의 원인에 대해서도 문답이 이어졌다.

박 의원은 “주가 변동성이 상당히 확대됐지만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에만 갑자기 늘어난 것이냐”며 “올해 상반기 내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시장연구원의 7월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이 3.6%로 전년 1.4%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 확대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금리·환율 변동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전후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도입 이후 변동성 증가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결과도 있다”며 “올해 전체 변동성 확대와 주가 하락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이 상품의 영향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며 “대외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종목의 변동성이 굉장히 커졌고 국내에서는 시장 구조상 반도체 종목의 집중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상품 출시 과정뿐 아니라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를 이용한 시세조종 의혹과 시장감시 부실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HFT 전략을 사용하는 외인·기관이 장 마감 전 대량 매도나 반복적인 호가 제출·취소로 주가를 끌어내린 뒤 동시호가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종가 리밸런싱 매물을 저가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상장 전인 1~5월 월평균 HFT 거래대금은 2700조원이었는데 상장 후인 6~8월에는 4200조원으로 52%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문제의 핵심은 상품 출시에 대한 승인이 아니라 HFT 전략을 사용하는 세력, 이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한국거래소의 관리 실패에 있다”며 외국계 HFT 업체에 대한 감시 부실을 비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거래소에서 불공정거래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 중”이라며 “계속 엄격하게 봐서 위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즉시 대응하도록 하겠다. 시타엘의 경우 과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부분이 있어 현재는 제외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이후 불거진 논란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상품 출시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대책을 충분히 마련했는지 따져 물으며 금융당국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도입 필요성 등 여러 가지를 보면서 상품을 도입했는데 결과적으로 여러 상황을 만들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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