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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현대백화점이 17년간 시유지를 무단 점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천시는 뒤늦게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 변상금을 부과할 예정이지만 관련 법상 5년치밖에 부과할 수 없다.
시민들은 법을 어긴 현대백화점과 시유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부천시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일 정재현 부천시의원과 부천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4년 5월부터 현재까지 17년 넘게 부천 중동 1246-1 시유지 도로 중 612.5㎡에 대해 백화점 지하 1층과 지상 3층~5층만 시의 도로(지하·지상 포함) 점용 허가를 받았고 지하 6층~2층은 허가 없이 사용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현대백화점 중동점과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중동점 사이의 인도이다. 현대백화점은 이 도로의 지하 6층~1층에서 영업 등을 하고 지상 3층~5층은 백화점과 유플렉스 건물 사이의 연결통로로 사용하고 있다.
시는 최근 정재현 의원으로부터 도로 점용 허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받고 현대백화점이 17년간 지하 6층~2층에 대해 점용 허가 없이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시는 지방재정법과 도로법을 적용해 현대백화점이 5년간 612.5㎡를 불법 점용한 것에 대해서만 변상금 5억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방재정법상 변상금 부과는 최근 5년 동안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며 “도로법상 지하 3층 이상의 건축물은 투영면적(지상 1층 면적)만 산정해 변상금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정재현 시의원은 “17년간 내야 했던 지하 6층~2층의 점용료를 계산하면 모두 13억6000만원이다”며 “이것에 비해 변상금 5억원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부천시민에게 사과하고 부천시의 재산상 손해를 충분히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천시민 윤모씨(52)는 “부천시가 공유재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현대백화점은 불법으로 도로를 점용해 이득을 챙긴 기업으로 부천시와 시민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백화점 중동점 관계자는 “지난 2009년 백화점 건물을 건물주인 로담코사로부터 인수한 뒤 지하 1층과 지상 3층~5층의 연결통로에 대한 도로 점용료를 부천시에 매년 납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 6층~2층 도로 점용료에 대해서는 최근 부천시로부터의 납부 요청을 확인했고 현재 납부 방법과 시기 등을 협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법이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성실히 납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