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 강남 아파트 전세 올 들어 1.1%↑
매매 가격 2.8% 오른 것에 비해선 덜 올라
"토허구역 지정·금리 인하에 봄 이사철 ''전세 들썩'' 가능성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면적 120㎡ 아파트는 이달 8일 전세 20억원에 거래됐다. 작년말 같은 규모 아파트가 17억~17억 5000만원에 전세가 나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석 달 새 3억원이 올라 거래된 것이다. 대림 역삼아파트 84㎡규모도 25일 10억원에 전세가 나갔다. 2월에는 8억원, 작년 12월에는 9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7000만원~1억원 가량 전세보증금이 올라 거래된 것이다.
 | 9일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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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올 들어 3월까지 보합권에 머물렀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도 0.3% 오르는 데 그쳤다. 25개 자치구 중 16개 자치구는 올 들어 전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강남구가 1.1%나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강남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이 확대 재지정됐던 3월 한 달에만 0.6% 올랐다. 24일부터 토허구역으로 묶이게 된 서초구와 용산구도 올 들어 전세가격이 각각 0.8%, 0.9% 올랐다. 3월 한 달에만 0.3%, 0.5% 올랐다. 반면 송파구는 전세가격이 올 들어 0.1% 하락했는데 3월 들어 0.2% 상승세를 보였다.
 | 출처: KB부동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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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와 용산구의 경우 매매가격에 비해선 전세가격이 덜 오른 것이다. 강남구는 올 들어 3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2.8% 상승했다. 서초구, 송파구도 각각 2.5%, 2.9% 올랐고 용산구도 1.4% 올랐다.
아파트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강남3구의 전세가격 비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구는 아파트 전세가격 비율이 41.4%로 작년말(42.2%)보다 낮아졌고,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46.7%, 44.9%에서 46.0%, 43.5%로 하락했다. 용산구는 43.6%로 변화가 없었다.
다만 강남3구 등은 토허구역으로 묶인 상황이라 실거주 의무가 강화됨에 따라 전세 매물이 귀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세 공급 감소에 따라 전세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료 인상을 염두에 둔 전세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많은 데다 토허구역으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임대차 매물이 줄면서 봄 이사철에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3구는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9461가구로 작년보다는 늘어나지만 내년 입주 물량이 3551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임대차 거래시 전세 대신 월세를 공급하려는 집주인들의 수요도 늘어날 수 있어 이 역시 전세 공급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