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농지 전수조사 추진 상황 및 향후 조치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심층조사를 계획대로 이어가되 연내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처분 유예와 불법 전용의 사후 승인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투기와 일반적·경미한 위반을 구분해 조치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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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달 28일 시행된 개정 농지법이 거짓·부정 취득자와 부동산업을 영위한 농업법인, 처분의무 기간 안에 농지를 팔지 않은 소유자 등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처분명령을 의무화하면서 강제매각 우려를 키웠다. 명령을 받고도 6개월 안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농지 가액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매년 부과될 수 있다. 정부가 개정법 시행 24일 만에 보완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이 같은 우려는 이날 대구 농업 현장에서도 터져 나왔다. 대구시가 개최한 농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임대·휴경이 불가피한 농촌 현실을 일률적인 기준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며 선의의 소유주와 임차농을 위한 보호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선의의 고령농과 임차농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사 기준과 처분 유예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우선 상속농지와 고령농 소유 농지 등 투기 목적이 없는 위반엔 직접 경작하거나 허용된 방식으로 임대할 수 있도록 자진 정비 기간을 준다. 예컨대 상속농지는 개인 간 임대가 허용되는 1헥타르(㏊)를 초과한 부분만 농지은행에 위탁하도록 안내한다. 스스로 바로잡기 어렵다면 농지은행에 임대 또는 관리권을 맡겨 처분의무 부과를 유예한다.
농업인끼리 농지를 바꿔 경작하거나 마을 농지를 한 사람이 모아 경작하는 관행적 임대차도 농지은행을 통한 공식 임대차로 전환한다. 기존 임차 관계는 유지해 현재 경작자에게 우선 임대한다. 임대차 특별정비 기간은 11월 15일까지 연장한다. 3년 이상 보유한 농지를 이 기간 안에 위탁하면 보완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직접 복구하기 어려운 휴경 농지도 관리권을 맡길 수 있게 한다.
중대한 위반이 아닌 불법 전용 농지는 1988년 이후 38년 만에 사후 허가를 추진한다. 지난 5월 18일 이전 시설이 완공됐고 다른 제한 규정에 저촉되지 않으면 농지보전부담금을 낸 뒤 합법화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 등으로 위장해 식당을 운영하거나 태양광 발전에만 사용한 시설은 본래 용도로 교정하도록 자진 정비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다.
투기 목적이 명백하거나 농업진흥지역을 중대하게 훼손한 행위는 원칙대로 처분한다. 거짓 영농계획서를 내고 취득한 농지를 휴경·임대한 경우, 농업법인이 농지를 사들여 부동산업을 한 경우, 경매 등으로 공유지분만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한 경우 등이 대상이다. 농업진흥지역의 농지를 야적장이나 야영장으로 사용하면 원상회복명령을 내린다.
이 같은 예외 확대는 정부가 현장 반발에 당초 방침을 바꾼 또 다른 사례로 풀이된다. 앞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높이려 했지만, 실수요자까지 불이익을 받는다는 비판이 커지자 이를 철회했다. 이번에도 투기 근절 원칙은 유지하되 고령농·상속농의 사정을 반영해 처분 유예와 사후 허가의 길을 열었다.
당정은 연내 특별조치법을 처리하고 내년 1분기 세부 지침을 마련한 뒤 2분기에는 임대차·휴경 요건 등을 손질한 농지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맞춤형 농지지원 예산은 올해 1조 8077억원에서 내년 정부안 기준 2조 2617억원으로, 농지연금 예산은 2766억원에서 정부안 기준 3444억원으로 늘린다. 농지은행의 농지 매입 규모도 5230㏊에서 6800㏊로 확대하고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 증액을 추진한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현행법에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위반사항의 처분을 경감할 근거가 없다”며 “처분 유예와 사후 허가를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농지 임대차 비중이 47%에 이르고 농업인 고령화도 심각해진 만큼 1996년 제정된 농지법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