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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COP27 정상회의 연설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지구 온도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지구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회복이 불가능한 혼란의 정점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인류는 지금 기후 지옥을 향한 고속도로 위에 있으며,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다”며 “목숨을 걸고 (기후변화와) 싸우고 있지만 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선진국은 후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협정을 하루빨리 체결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이 협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우리는 이러한 연대 협정을 맺을 것인지, 집단 파멸의 길로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날 이집트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개막한 COP27은 2015년 파리 기후협정 이행 수준을 점검하고 향후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이번 총회는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며, 전 세계 정부, 기업 및 시민단체 대표 등 4만 4000명 이상이 참석을 위해 등록했다. 개막 첫 날엔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 100명이 넘는 국제기구 및 국가 정상들이 이집트를 찾았다. 한국은 대통령 특사로 나경원 기후환경대사가 참석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이어 다른 주요국 정상들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서둘러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낵 총리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인 끔찍한 전쟁과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 기후변화 대응을 늦추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더 빨리 행동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러시아의 위협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우리의 다짐이 바뀌어선 안 된다”고 거들었다.
개발도상국 정상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는 선진국들의 책임이 더 크다면서 보상을 요구했다.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부유한 국가들이 기후변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금전적 보상을 해야 한다. (위기에) 책임이 있는 국가들은 이러한 필요성을 매우 많이 인식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는 “기후 재난을 겪는 국가들에 재건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식 등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50년까지 전 세계에 10억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정상들이 상당수 불참한 탓에 대규모 지원금에 대한 합의안 도출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마무리되는 11일 이집트를 방문할 예정이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불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