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재무건전성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주 7일 배송 도입 등 추가 투자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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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만기가 사실상 영구에 가까운 조건부 자본증권이다. 덕분에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면서도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된다. 즉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레버리지 배율 개선까지 가능한 셈이다.
재무건전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고강도로 재무구조를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 7일 배송 도입에 따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종자본증권이 최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회사채의 경우 금리 인하 기조로 발행 여건이 좋아지고 있지만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실제 CJ대한통운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39.9%로 비교적 높지 않지만 내부에서 설정한 적정 수준인 150%에 근접한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86.3%로 전년 말 94.9% 대비 8.6%포인트(p) 하락했다. 전년 동기(101%)와 비교하면 14.7%p 하락한 수치다. 유동비율은 단기 현금동원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판단할 때 150%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차입구조 장기화 측면에서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전체 차입금 중 절반 이상이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이다. 고금리 기조에 회사채 발행보다는 기업어음(CP)과 은행한도대출 등 단기차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다.
CJ대한통운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1조1983억원으로 전체 차입금(2조1705억원) 중 55.2%를 차지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15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경우 전체 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8.3%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적정 단기차입금 비중을 50%로 판단한다.
시장에서는 CJ대한통운이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회사채 발행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발행한 사채 중 상당수가 만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만큼 회사채 신규 발행을 통해 차환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재무구조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추후 회사채 발행에 보다 여유가 생겼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이 발행한 사채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400억원으로 이 중 29.8%인 2800억원의 만기가 1년도 남지 않았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금융 시장 환경 및 당사 차입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안정적 재무비율 관리 및 상환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 1000억원의 운영자금을 주 7일 배송 도입에 따른 시설 투자와 인건비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