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화유입 확대’ 총력…대출 더 풀고 외국인 투자 넓힌다

강신우 기자I 2025.12.18 11:11:12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방안
스트레스 테스트 감독상 조치 내년6월까지 유예
SC제일은행 등 선물환포지션 비율 200%로 완화
수출기업 원화용도 외화대출, 운전자금에도 허용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연일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자 정부가 외환시장 전반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외화 유입 확대에 나섰다.

위기 대비 스트레스테스트 규제 유예를 시작으로 수출기업에 대한 원화용 외화대출 확대, 외국인의 한국 주식 거래 절차 간소화 등 외화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조치를 총동원해 급한 불 끄기에 나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은 18일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을 긴급 발표하고, 외화유동성 규제 유예·선물환포지션 완화·외화대출 허용 확대·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 등 굵직한 제도 조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여진 기재부 외화자금과장은 “최근 외환시장 상황은 과거 위기와 달리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등 대외건전성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나 기존의 외환건전성 제도가 외국으로부터의 자본유입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에 내국인 해외투자 등으로 유출이 지속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어 조정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먼저 금융기관이 위기 상황을 가정해 외화자금 대응력을 평가받는 ‘고도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의 감독상 조치 적용을 내년 6월 말까지 한시 유예하기로 했다.

현재 이 테스트는 잉여기간(생존기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이 유동성 확충 계획을 제출해야 하는데, 시장에서는 이 부담 때문에 평상시보다 외화를 과도하게 보유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외환 유입을 제한해온 선물환포지션 규제도 완화된다. 지금까지 외국계은행 ‘국내법인’(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은 국내은행과 동일하게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포지션 75% 규제를 받아왔다. 하지만 실제 영업구조는 외국계은행 국내지점과 유사해, 외국 본점에서 외화를 조달해 국내에서 운용하는데 규제가 과도하게 작동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이에 외국계 국내법인의 비율을 200%로 완화하기로 했다. 외화 유입 여력을 넓혀 시장에 보다 많은 외화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원화용도 외화대출 허용 범위도 넓어진다. 정부는 지난해 말 수출기업의 국내 시설투자 목적 외화대출을 허용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운전자금 목적까지 허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제조업·수출기업의 자금 수요를 외화로 충당할 수 있게 해 환헤지 비용 절감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외국인의 한국 주식 투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현지(해외) 증권사를 통해 바로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하고, 해외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은 앞으로 장외 외환파생상품 거래 시 별도의 증빙 없이 전문투자자로 인정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고환율 상황에서 기업·금융기관의 환헤지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외화유동성 공급 확대가 환헤지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과장은 “이번 방안을 통해 국내 외환시장에 추가 외화가 유입돼 구조적 외환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특히 경제주체들의 환헤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화자금시장에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공급해 환헤지 비용을 절감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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